임대인 우위 오피스시장 약화..."본격적 사이클 전환은 아냐"
3분기 오피스 임대차시장 시황
임대차 시장 사이클 변화 감지
국내 오피스 임대차시장은 지난 2011~2020년 약 10년간 임차인이 협상력을 가진 임차인 위주의 시장이었습니다. 도심 재개발 오피스가 많이 공급된 가운데 2012년에는 여의도 프라임급 오피스가 공급된 여파가 컸습니다.
이 기간 임차인 우위 시장에선 임차인이 가격 협상의 파워를 갖고 임대인은 임차인 유치를 위해 렌트프리(Rent-Free), 핏아웃(Fit-Out), TI(Tenant Improvement)등의 각종 임차인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부터 그간의 누적된 오피스 공급량이 해소되며 임대인 위주 시장사이클로 변화했습니다. 임대인 우위 시장에선 임대인이 가격협상 파워를 가지며 임차인 대기수요로 인해 건물주가 임차인을 골라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4년간 임대인 위주의 시장상황이 지속되면서 렌트프리도 줄었습니다. 올 연초까지만 해도 낮은 공실률로 강남권역의 임차가능 공간을 구하기가 어렵고 렌트프리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임대차 수요가 줄고 도심(CBD)권역을 중심으로 오피스 공급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임대인 위주의 시장사이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및 테크기업 수요감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유통기업 및 이커머스 업체의 구조조정 계획이 한국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임대료 절감을 위해 일부 테크기업들이 강남권역 밖으로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테크기업의 사업축소로 임대차 수요도 감소했습니다. 좀처럼 공실이 나지 않던 강남권역 프라임급 오피스에도 임차가능 공간이 이번 3분기에 시장에 나왔습니다.
이커머스 사업자의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위해 오피스 면적을 줄이고 강남권을 떠나려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역삼동 센터필드빌딩에 임차한 아마존은 기존 임차 면적을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쓱닷컴(SSG.COM)도 강남권역 밖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도심권역 오피스 공급증가 우려
수요감소와 더불어 주요 3권역 외의 오피스 권역과 도심권역을 중심으로 오피스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3분기 공급된 마곡지역의 대규모 오피스 면적 및 앞으로 예정된 도심 오피스 공급 물량으로 국내 오피스시장에 대한 공실률 상승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지속된 임대인 위주의 시장상황이 약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잦은 설계변경과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진척되지 않았던 세운지구의 개발계획도 구체화되면서 도심권역에 세운지구의 대규모 오피스 공급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시장 사이클 변경은 아직
하지만 필자는 주요 3권역의 오피스 예정 공급 시기와 수요를 고려할 때 임대인 우위 시장에서 임차인 우위 시장으로 바뀌는 본격적인 사이클 변경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주요 3권역의 A등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8%를 기록했으며,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7%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오는 2026년 이후 도심권역에 대규모 초과공급이 예상되어 있는 반면, 강남권역과 여의도권역에는 2025년 이후 준공 예정인 오피스 공급량이 부족해 도심권역의 초과공급 물량으로 인한 공실률에 대한 우려는 도심권역에만 영향이 한정될 수 있습니다.
도심권 세운지구나 을지로권역의 대규모 오피스 공급은 2027년 이후에나 예상됩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광화문권 핵심지역이 아니라 임차인의 선호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습니다.
또한, 브릿지론 연장을 하거나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등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오피스 준공시기도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심권 일부 오피스 준공 시기가 2027년에서 2029년으로 연기되는 점도 임차인 우위 시장 사이클 변화를 늦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