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글래드호텔 매물 거둬들였다

DL그룹이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물로 내놓았던 글래드호텔 포트폴리오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호텔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급하게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글래드 호텔 포트폴리오’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인 그래비티자산운용과의 우협 기간이 종료되자 매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호텔 운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DL그룹 관계자는 "그래비티의 우협 지위가 상실한 것은 맞지만 물밑 협의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DL이 적극저인 매각에서 보류로 선회한 배경에는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호텔업 호황으로 가동률이 높아지는 등 운영 상황이 개선되면서 호텔 가치가 연초 대비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 실적 기준으로 DL이 연초 매물로 내놓았지만, 올 상반기 영업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며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이 올라간 만큼,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 수준에 미치지 않으면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에 호텔 매각을 담당하던 임원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DL이 연초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자산은 △글래드 여의도(319객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282객실), △메종 글래드 제주(513객실) 등으로, 총 매각가는 약 6050억 원 수준이었다.
그래비티운용은 지난 2월 우협에 선정됐으나, 협상 기간이 지나며 우협 지위에서 해제됐다. 그래비티운용은 이 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펀드 수익자로 싱가포르투자청(GIC)을 유치해 실사를 진행했으나, 매도자 측과 이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협은 넌바인딩(non-binding) 조건이었기 때문에 계약금이나 구속력은 없었다.
이번 매각은 DL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글래드 여의도는 DL이앤씨가, 글래드 코엑스 및 메종 글래드 제주는 DL그룹 계열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자산이다. DL그룹은 매각 대금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핵심 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호텔 운영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