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證, 안산 데이터센터 900억 브릿지론 클로징
유진투자증권이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670-4번지 일대에서 추진중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900억원 브릿지론을 클로징했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등의 우여곡절 끝에 금융약정 및 기표에 성공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월만 해도 안산 데이터센터사업의 900억원 브릿지론 주선에 큰 걱정이 없었다고 한다. 브릿지론시장이 경색된 분위기였지만 금융주관을 맡아 클로징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4000평 대지에 80MW급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건설되는 이 프로젝트가 우량 자산 요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앵커 임차인으로 확보했다. 건물 준공 후 카카오 계열사가 건물을 마스터리스해 임대 운영하는 사업이어서 공실 리스크를 낮췄다. 게다가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시공사 겸 투자자로 참여한다. 한국대체투자자산운용이 시행사로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캄스퀘어안산데이터센터PFV)의 자본금은 630억원에 달했다. 브릿지론(900억원) 대비 자본금 비중이 70% 수준이어서 금융 구조가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금융조달 도중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터졌다. 연체율 급등으로 새마을금고 예금인출(뱅크런)사태가 벌어지면서 브릿지론시장이 더 얼어붙은 것이다. 토지 매매 거래를 얼마 남지 않고 대주단 풀이 더욱 위축되면서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에 펀딩 구조를 새롭게 짜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당초에 비해 선순위를 줄이고 후순위를 늘렸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후순위 자금은 증권사 북(자체 자금)을 활용해 클로징하는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자금보충 및 사모사채 인수 의무 조건으로 150억원의 PF유동화증권(ABSTB)을 11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신용등급은 A2급이며 만기는 2024년 10월11일까지다. 브릿지론 만기는 인허가 기간 등을 감안해 14개월로 한 것이다. 오는 2024년 8월 착공이 목표다.
유진투자증권의 펀딩 재구조화에 금융사도 긍정적으로 반응해 3주 만에 클로징에 성공했다. 11일에는 유동화증권 발행 등의 자금을 포함한 브릿지론을 기표(인출)해 토지잔금을 완납했다.
소유권 확보에 따라 앞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인데, 큰 장애는 없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수전을 이미 확보한데다 사업부지가 민원 소지가 있는 주택가와는 거리가 먼 시화공단 내 위치해 있어서다. 더욱이 지구단위 계획이 아닌 노후 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 사업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어 산단과 지자체 등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요즘의 일반적인 부동산개발 구조로 보면 브릿지론 모집이 쉽지 않지만 대주들이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만큼 사업성을 높이 평가해 빠르게 브릿지금융을 종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임차인인 카카오 측은 이번 시화공단 개발 프로젝트를 계기로 안산지역 데이터센터 집적화(클러스터)에 더욱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안산 내 자체 개발사업이자 1호 데이터센터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소재 데이터센터는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인근에 여러 센터가 함께 들어서면 운영 효율이 높아지고 문제 발생시 신속한 해결이 가능해 통상 데이터센터는 클러스터를 형성해 개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