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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임차인의 역설, 홈플러스가 던진 리테일 부동산의 숙제

민성식
- 5분 걸림 -
홈플러스 본사(사진=홈플러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잇따른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건설사 부도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에도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홈플러스가 점포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투자 상품의 기초 자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 공공연히 우려해왔던 문제가 현실이 된 것이다.

우량 임차인에서 애물단지로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에서 출발해 1999년 영국 테스코에 매각되며 성장했다. 이후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7조 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나, 실적 부진과 자금난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한때 홈플러스는 부동산 투자 상품을 구성하는 데 있어 최상의 임차인이었다. 대형 점포와 물류센터를 활용한 장기 임대차 계약이 성행하며,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는 투자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그러나 30년도 채 되지 않아 홈플러스는 부동산 시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장기 임대차 계약, 안전한가?

부동산 투자 상품에서 장기 임대차 계약은 중요한 요소다. 신용도 높은 단일 임차인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하면, 투자자들은 예측 가능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호텔,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의 운영 방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계약 구조는 '싱글 테넌트 리스크(single tenant risk)'를 동반한다. 즉, 단일 임차인의 경영 악화가 곧바로 공실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홈플러스의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는 자금 운용 우선순위에서 임대료 지급을 후순위로 둘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임대인(투자 상품 운용사)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배당 중단과 투자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 영화관을 기초 자산으로 한 부동산 투자 상품들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 임대차 계약과 임차인의 신용도만을 믿고 투자하는 방식이 시장 변화 앞에서는 무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모펀드 운영과 시장 변화의 충돌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유통업계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오프라인 시장이 온라인 쇼핑에 밀려 힘을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세계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경쟁 업체들은 변화를 모색하며 생존 전략을 마련했다.

반면, 사모펀드가 운영을 맡은 홈플러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인수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고 일부 점포를 폐점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고, 결국 브랜드 가치도 하락했다.

풀리지 않는 숙제, 해결책은?

홈플러스를 기초 자산으로 한 부동산 투자 상품 중 일부는 주요 자산을 매각해 손실을 줄였지만, 경쟁력이 낮은 점포를 포함한 상품들은 여전히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 임대료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 기간 연장은 의미가 없다.

결국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와 같은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일 임차인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임차인을 확보하거나, 부동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대안이 요구된다.

부동산 투자 시장은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속도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탄탄한 임차인을 확보하더라도 안전한 투자는 아닐 수 있다. 홈플러스 사태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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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식

친절한 부동산선배 민성식입니다. 스파크플러스 솔루션세일즈팀에서 빌딩밸류애드 관련 솔루션을 세일즈하는 업무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매주 상업용 부동산 뉴스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성식 리더의 홈페이지는 이 주소(https://www.minsungsik.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주간의 상업용 부동산(CRE) 이야기를 정리해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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