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관리 직접 챙기는 액티스, 상업시설에 '레트로풍 실내 야장' 열며 이색 도전

영미계 대체투자 운영사 액티스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대표적인 외국계 투자사다. 서울 문래동 최초의 프라임 오피스인 영시티(현 세미콜론)에 투자해 28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린 데 이어,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들어 현재 포트폴리오를 4개까지 확장했다.

오퍼튜니스틱(기회주의적) 성향에 새로운 섹터와 자산을 선호한다는 점이 액티스의 투자 스타일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두드러지는 특징은 단순히 투자에 그치지 않고, 운영과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챙기며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점이다.

2021년 데이터센터에 처음 투자할 당시 직접 전문 운영사를 설립해 활용했던 사례는, 소유와 관리를 병행하는 액티스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투자사가 직접 관리를 신경 쓸 경우 손이 많이 가지만, 초기 시장 진입 시 나타나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이 같은 액티스의 '관리 중시' 투자 DNA는 서울 인사동에 투자한 복합문화공간 ‘안녕인사동’에도 반영됐다. 액티스는 이 건물 4층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레트로풍 실내 야시장 ‘인싸골’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상 13층 규모의 단일 동으로 구성된 안녕인사동은 나인트리호텔, 리테일 매장, 전시 공간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설이다. 액티스가 국내 복합상업시설에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2019년 11월 개장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수년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팬데믹 이후에도 소비심리 회복이 더뎌 안녕인사동의 영업 상황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 같은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액티스는 상층부인 4층에 '인싸골'이라는 주류 문화공간을 기획하며 반전을 꾀했다. 서울 도심 최대 규모(약 240평, 250석)의 포장마차 감성을 내세운 공간이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공간 디자인, 임대 마케팅, 세부 인테리어까지 액티스가 직접 주도했고, 1980~90년대의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당시 실제 사용된 자재를 공수하는 등 디테일한 정성도 기울였다. F&B 업체 구성을 위해 카테고리 선정과 임차인 유치도 액티스가 직접 나섰다.

외부 환경 변수로 인해 수년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안녕인사동은 ‘인싸골’ 개장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액티스 관계자는 “인싸골을 찾는 유동 인구를 상층부로 끌어올려 안녕인사동 전체 공간에 낙수 효과를 만들고,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액티스처럼 투자 대상에 관리 역량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약점을 극복하려는 전략이 치열해지는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국내 기관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