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자산: 마트·영화관
최근 CGV와 롯데시네마 폐업 관련 소식을 보면서 시대의 흐름 변화가 부동산의 사용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한때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나 영화관을 유동화하는 상품들이 각광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임차인으로서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임대료 체납의 걱정이 없었고, 대형 면적을 사용하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부동산펀드 상품으로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와 IT 기술의 발달로 이제 마트와 영화관은 부동산의 콘텐츠로 활용이 될만한 요소들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우량 상품이 이제는 회수하기 어려운 투자자산이 됐습니다.
대형 마트를 유동화한 상품 가운데 그나마 단일 소유로 운영되던 곳들은 입지가 양호하여 주상복합이나 기타 개발 자산으로 매각됐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구분소유로 입점을 했던 마트들은 전체 건축물이 재건축이 되지 않는 이상 출구전략을 찾기 힘든 자산이 됐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마트뿐만 아니라 리테일 점포를 보유한 부동산을 투자 상품으로 검토하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마트를 임차인으로 보유한 부동산 펀드에 점포의 폐점 통보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관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만약 영화관이 철수한다면, 건축을 할 때부터 영화관에 맞게 설계를 하다 보니 다른 용도로의 전환이 어렵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오피스나 다른 일반 리테일로 사용하려고 해도 대수선이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새로 짓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신축 개발 마저 검토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렇게 마트와 영화관을 유동화해 투자했던 자금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순환되지 못하고 묶여 있는 투자금이 돼버렸습니다.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시장에는 오피스 빌딩, 물류센터, 리테일, 마트 및 영화관, 호텔 등 다양한 자산이 편입돼 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 쪽 섹터가 불황이면 다른 유형의 자산들은 거래가 살아나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가며 성장을 했습니다. 최근의 상황은 전반적인 투자 금융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추진 동력을 가진 섹터마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마트나 영화관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용도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투자 자금의 회수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려버린 투자 상품이 돼버린 두 종류의 자산들은 이제 고인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마저 손절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썩은물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분 소유 건물에 입점했던 마트는 그래도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기 때문에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시니어 관련 콘텐츠를 활용해 보는 방안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은 공간의 특성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쇼케이스를 하거나 스포츠 공간 등으로 변경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품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고민을 해서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미래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변화의 흐름을 빨리 찾아내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억지스러울 수도 있지만 희망이 없어지고 있는 마트와 영화관을 가지고 기가막힌 투자 상품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영웅이 나타나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의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경기 사이클의 가운데 최저점에 있는 것인지 예상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한 것은 다시 회복되는 시간이 온다는 것입니다. 골이 깊었던 만큼 반등하는 시기에 더 큰 과실을 가져갈 수 있도록 어려운 시기지만 모든 분들이 잘 견뎌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