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시니어론 투입 '대구 동산동사업장' 정상화될까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던 대구 동산동 브릿지론사업장이 대주단의 슈퍼시니어론(Super Senior Loan, 최선순위론) 투입을 계기로 정상화 돌파구를 찾을 지 주목된다.
27일 금융주간사인 하나증권 등에 따르면 도원동산개발이 시행하는 대구 중구 동산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장에 지난달 220억원의 슈퍼시니어론이 투입됐다. 이로써 시행사의 잔여 부지 매입 작업이 재개됐다.
이번 신규 자금 지원은 8개 대주 중 한 보험사가 맡았다. 슈퍼시니어론이란 최선순위 담보대출을 말한다. 자금난을 겪는 사업장은 명도비나 운영비용을 위해 신규자금 지원이 절실하지만 대개 금융사들이 신규자금 투입에 부정적 의견을 보인다.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긴 사업장에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가 대출 담당자의 부실 책임이 더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시행사에 신규 자금을 빌려주고 대신 다른 순위에 비해 우선 변제받는 슈퍼시니어론 도입 주장이 대주단 사이에서 제기돼왔다. 신규 자금을 투입한 기관은 최선순위의 우수한 LTV(담보인정비율)를 확보할 수 있어 자금 투입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신규자금이 투입돼 토지확보 등 사업절차를 진행하면 토지가치가 증대돼 전체 대주단의 이익에도 부합될 수 있다. 다만 기존 대주단이 담보력에서 뒤로 밀릴 수 있어 이들의 동의를 거치는 게 가장 큰 숙제다. 동산동 사업장도 일부 대주가 반대했지만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신규 자금 투입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주단 협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자금 투입과 함께 동산동 브릿지론 대주단은 자율협약을 통해 대출 만기를 3년으로 연장했다. 대구 분양시장이 당장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중장기적 기간을 두고 사업장 정상화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대주단은 연체 이자 등을 출자해 시행 지분의 절반을 확보하는 등 개발사업을 사실상 공동 추진하게 됐다.
앞서 도원동산개발은 하나증권을 주간사로 한 대주단과 지난 2020년 11월 2600억원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이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6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어 공매에 넘어가는 등 표류했다. 그러다 이번에 대주단 자율협약과 신규 자금 투입 등으로 정상화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대구의 미입주 및 미분양 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수급이 풀리면 개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대구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중장기 호흡을 가지고 정상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