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센터 캡레이트 6% 육박...가격 하락 부채질
수도권 물류센터의 캡레이트(Cap.Rate, 자본환원율)가 지난 2022년부터 오름세를 보이면서 2분기에는 6%에 육박한 5.77%를 나타냈다. 흔히 매수자의 '요구 수익률'로 통하는 캡레이트가 계속 오르면서 물류센터 가격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와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캡레이트는 2021년 말 최저점을 보인 후 계속 올라 2024년 2분기에는 5.77%, 상반기 평균으로는 5.74%를 나타냈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와 매매가격 급상승으로 2021년 3%대 캡레이트로 거래됐다. 그러다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 2022년 4.62%, 2023년 5.37%에 이어 올해 3년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와 비교한 2분기 물류센터 캡레이트 스프레드는 전 분기에 비해 소폭 오른 2.4%p를 나타냈다. 올 들어 시장 금리는 소폭 하락한 데 비해 물류센터 캡레이트는 계속 오른 영향 탓이다.
예를 들어 지난 1분기 거래된 경기 오산 로지포트오산 복합물류센터의 캡레이트는 5.2%를 보였다. 1년 전인 2023년 1분기 거래된 경기 용인 남사읍 북리 혼합물류센터의 4.2%에 비해 1%p 상승한 것이다.
최근에는 캡레이트 6%를 돌파한 물류센터도 나왔다. 지산산업이 라살자산운용에 매도한 경기 안성 소재 상온 대덕물류센터 A,B동은 6031억원에 팔려 6.78%의 캡레이트를 보였다고 젠스타메이트 측은 설명했다. 이 자산은 준공 전 선매입 계약됐던 것이 준공돼 지난달 7일 매매 계약이 이행된 것이다.
캡레이트란 1년간 부동산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뜻한다. NOI(연간 순영업이익)를 부동산 매매가로 나눈 것이다. 캡레이트가 오르면 임대료를 높이거나 건물값을 낮춰야 한다.
물류센터의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 인상이 제한적인 탓에 높아진 캡레이트 눈높이를 맞추려면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 공사비와 금리는 오른 데 비해 건물값을 낮추면 사업성 저하가 불가피해 NPL(부실)자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임차인을 채우지 못한 NPL성 자산들의 경공매행이 하반기에 늘어날 전망"이라며 "캡레이트 역시 6% 육박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류센터의 캡레이트 고공행진은 상업용부동산의 다른 축인 서울 오피스와는 다른 양상이다. 1분기 서울 오피스 캡레이트는 4.3%로 작년 4분기와 동일했다. 이는 물류센터와 오피스 두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 차이를 보여준다.
이형구 젠스타메이트 리서치본부장(상무)은 "오피스 캡레이트는 지난해 대비 되레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오피스시장에 대해 유망하다고 본 투자자들의 매입 경쟁이 치열한 반면 물류센터는 오피스에 비해 선호도가 낮아 캡레이트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개발업계는 물류센터의 가격이 크게 내렸지만 공실이 여전히 많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만 연내 금리가 시장 예상대로 인하될 경우 캡레이트가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매매가격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공급 증가, 개발 여건 악화 등으로 최근 1년간 수도권 물류센터는 우수한 입지, 편리한 접근성, 우량 임차인 장기계약을 확보한 물건 위주로 제한적으로 거래됐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금리가 안정화되면 물류센터 투자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