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고공행진에 한전채는 유찰..진퇴양난에 빠진 한전
1kWh당 SMP(전력도매가격)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적자 우려가 커진데다, 자금 조달 창구인 채권시장도 얼어붙으면서 한국전력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30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가중평균SMP는 육지 기준 1㎾당 234.70원을 나타냈다. 지난 4월 201.58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0원을 넘었지만 6월에는 128.84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7월 150.60원, 8월 196.02원을 기록하는 등 매달 높아지는 추세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 270.24원을 기록하는 등 200원대를 넘고 있다. 270원대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달 평균 SMP(232.82원)보다 높은 것이자, 작년 평균 SMP인 60∼80원의 3∼4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SMP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발전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LNG(약 30%) 단가는 지난 6월 1㎾h당 139.87원에서 8월 213.85원, 9월 249.25원, 10월 267.25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다음으로 많은 유연탄(약 26%)도 연료비 단가가 6월 101.86원에서 8월 130.54원, 9월 129.39원, 10월 127.97원 등으로 올랐다.
하지만 판매가격은 구입가격에 한참 못 미친다.
한전의 '8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1~8월 한전은 전기를 1㎾h당 평균 144.9원에 구입해 평균 116.4원에 판매했다. 판매할 때마다 한전이 적자를 보는 구조다. 상반기 기준 약 14조3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연간으로 보면 대략 30조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SMP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적자폭은 더 확대될 수도 있다.
한전은 적자로 현금 유입이 끊기자 한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이 마저도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최근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기업의 금리 부담이 높아지고, 기관투자자들도 평가손실을 막기 위해 지갑을 닫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달말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빚을 갚지 않겠다고 밝혀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때문에 한전은 지난 17일 연 5.75%와 연 5.9% 금리로 총 4000억원 규모의 2~3년물 채권을 발행했으나 1200억원어치가 유찰됐다.
한전은 이미 올 들어 23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