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금융硏 "인플레 방어수단 리츠, 시장 위기땐 작동안해"

투자자들이 물가 급등에 따른 전통자산의 손실에 대비해 부동산 간접투자에 눈을 돌린 가운데  상장 리츠의 인플레 헤지(방어) 효과를 보려면 장시간 보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위기 때 리츠가 인플레 헤지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스터튜셔널 인베스터지는 스위스금융연구소(SFI)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 혼란기에는 상장리츠가 인플레 헤지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헤지를 위한 자산 배분 효과도 없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소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선 최신 평가 기법을 활용해 부동산의 물가 상승 위험 회피 능력이 실제 있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다른 자산군과 비교해 부동산의 인플레 헤지 특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인플레로부터 투자 자산을 보호받기 위해 인프라, 원자재, 부동산 등에  자본을 배정한다. 특히 부동산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매년 임대료나 리스료를 늘리는데다,  토지와 건물 가치도 인플레와 함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연구소는 유럽상장부동산협회 및 리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 (Refinitiv Datastream) 을 이용해 1990~2021년 상장 거래된 부동산 기업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4개 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부동산뿐만 아니라  자산 다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다른 자산 계층도 포함했다.

그 결과 연구소는 미국, 영국, 일본의 상장 리츠들이 예상된 인플레에 대해 긍정적으로 헤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고서는  "많은 상업용 임대차가 인플레에 따라 조정받을 수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의 현금 흐름은 인플레와 함께 증가한다"고 썼다. 이는 예상되는 인플레 기간에는 부동산이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경제적 또는 금융적 혼란기에는 헤지수단이 작동하지 않는다. 연구소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코로나19사태 등과 같은 시장 위기의 시기에는 부동산의 위험 헤지 능력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왜 이런 사실이 발생하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헤지 능력 상실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자산 배분가(얼로케이터, allocators)와 같은 장기 투자자에게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상장 리츠는  위기 기간을 넘어 장기  보유하는 한 효과적인 인플레  헤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