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산고속도로, 고금리 환경에도 리파이낸싱 나선 까닭
지난 2020년 개통된 민자도로인 서울문산고속도로가 조용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의 고금리 환경에서 리파이낸싱에 나선 민자사업 사례가 드물어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인프라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문산고속도로의 리파이낸싱 금융주선사인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다음달 말 금융 종결을 목표로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다. 리파이낸싱 규모는 대략 9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투자자 및 대주단 그대로 리파이낸싱 금융기관으로 들어오는 이른바 '클럽딜 방식'이어서 밖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외부자금 조달이 없어 사업설명회(IR) 등도 거치지 않았다.
통상 리파이낸싱은 금리 하향 추세에서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많이 이뤄진다. 최근과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리파이낸싱에 나선 것은 특이 사례이지만,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기존 주주협약상 도로 운영을 개시한 이후 순차적으로 건설투자자(CI)지분을 재무투자자(FI)가 매입하는 약정을 맺은데 따라 리파이낸싱이 진행되고 있다. 지분 매매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운영 이후 첫 리파이낸싱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작년 말 기준 최대 주주는 GS건설로 36.4%를 갖고 있다. 이어 대우건설(11.52%) 두산건설(11.52%) KBI건설(9.2%) 동원건설산업(8%) 등의 순이다. 이들 CI외에 FI로서 한화자산운용의 서울문산고속도로사모특별자산펀드가 10.48%, 신한자산운용의 서울문산고속도로사모특별자산펀드가 9.52%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보험사들의 인프라펀드 투자가 어려운 최근 시장 환경을 반영해 새로운 금융구조를 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자사업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들이 회계 이슈로 자금 공급을 못하고 있다. 올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산과 부채가 시가평가로 바뀌고, 건전성 부분에서 K-ICS가 시행돼 보험사들은 위험가중치가 높은 펀드 지분투자나 민자사업의 장기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보험사들의 대출분을 펀드 수익증권에서 빼내 펀드가 보험사 대출금을 차입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대출형펀드가 아닌 펀드가 보험사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형태다. 이는 부동산사업에도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세번째 이유는 서울문산고속도로 관련 펀드를 운용할 자산운용사를 추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설된 교보생명 계열 교보AIM자산운용도 이번 리파이낸싱을 통해 펀드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문산 고속도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를 연결하는 총 연장 35.2km, 왕복 4~6차로 도로다. 지난 2015년 11월 착공 이후 총 투자비 약 2조 1190억원을 투입해 5년 만인 2020년 11월 7일 개통했다.
서울~문산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자유로, 통일로의 상습적 교통난 해소와 경기 서북부에서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으로의 접근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