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선 도시철도, 건설 출자자 이탈에 사업 지연 전망
서울 서부선 도시철도 실시협약안이 지난 12일 의결됐지만 이 사업 주관사인 두산건설이 웃지 못하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 건설 출자사(CI)들이 공사 이익이 나지 않는다며 대거 탈퇴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사업참여 건설사를 다시 모집해야 해 주무관청인 서울시와의 실시협약 체결은 내년 초에서 내년 상반기 말로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민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는 서부선 사업자 지정 및 실시협약안을 심의 의결했다. 실시협약안이 의결되기는 사업 추진 16년만이다.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두산건설 간 사업비 증액 관련 이견으로 협상이 어려웠으나 지난 10월 마련된 공사비 특례를 반영해 협상이 완료됐다.
그러나 두산건설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탈퇴 의사를 밝혀 실시협약 체결 전까지 건설 출자자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금광기업 등이 공사비 특례 반영으로도 사업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최근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밝혔다. 위례신사선 주관사였다가 이 사업을 포기한 GS건설은 앞으로 철도사업보다 도로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서부선사업 역시 탈퇴를 선언했다. 탈퇴를 선언한 시공사들의 사업 전체 지분은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지난 10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2021∼2022년 인플레 시기 공사비 상승 부담을 덜 수 있는 특례를 마련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총 사업비의 최대 4.4% 이내 금액을 총사업비에 추가 반영할 수 있도록 변경했지만 이 정도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다급해진 두산건설은 지난 6일 기존 멤버를 설득하고 새로운 출자자 구성을 위해 서부선 현황 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당장 새로운 시공 파트너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산건설은 사업 참여 건설사들의 출자 부담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내년 초 선보일 정부의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산업은행 내부 유보금 1000억원, 신용보증기금 신규 예산 1000억원이 각각 투자된다. 국회가 지난 10일 의결한 내년 예산에는 신용보증기금의 특별인프라펀드 출자 예산 1000억원이 포함됐다. 펀드는 사업별 출자지분의 3분의 1이내 투자하고 준공시 투자금을 회수한다.
서부선 건설 출자자 이탈 사태에 서울시는 두산건설과의 실시협약 체결 및 착공일정을 늦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실시협약 체결은 내년 상반기 말, 착공은 내년 말 이후로 지연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출자자를 구성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실시협약을 내낸 초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상반기 내로 늦춰 잡았다"고 말했다.
서부선 민간투자사업은 서울시 은평구(새절역, 6호선)~관악구(서울대입구역, 2호선)에 도시철도(연장 15.8km)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교통 소외 지역인 서부권을 연결해 수도권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추진된다. 사업방식은 BTO-rs이며, 사업기간은 공사 6년, 운영 30년이다. 총 사업비는 1조5783억원(2016년1월 불변가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