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연료전지사업 매각에 금융권 쏠린 이유
지난달 26일 서부발전이 연료전지 5개소 사업부 매각의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10개 이상 컨소시엄이 제출하는 등 금융권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에너지금융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은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하나증권, 엠디엠(MDM)자산운용과, 농협은행은 하나증권, 한강에셋자산운용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기업은행은 IBK자산운용과,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과, 우리은행은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각각 의향서를 냈다. 일부 사모펀드(PE)사도 독립적으로 참여했다.
서부발전과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잠재투자자가 낸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후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 등의 일정을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 이어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컨소시엄에 매각 대상 지분을 일괄 매각한다. 서부발전의 구체적인 매각 대상 자산 및 거래구조, 금융권이 인수전에 몰린 배경 등을 알아봤다
투자대상 자산과 거래 방식은?
서부발전은 금융부채가 없는 연료전지사업 5개소를 물적 분할해 사외 SPC로 전환한다. 분할 대상 자산은 천안청수, 화성남양 1단계, 화성남양 2단계, 대전학하, 경기의왕 등 5개 연료전지 발전소다. 총 규모는 61.4MW급이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3년반 운영중인 자산이다. 전체 장부가액은 2973억원이다.
이 SPC를 '지분 매각(1안)' 또는 'PF대출 조달+지분 매각(2안) ' 형태로 투자자에 팔 예정이다. 이 두가지 거래 방안 중 하나를 투자자 측에서 서부발전에 제안해야 한다.
두가지 중 '지분 매각' 방식은 투자자가 보통주(SPC지분의 70% 범위내)와 우선주(SPC지분의 25% 범위내) 가격을 써서 각각 인수 제안한다. 나머지 지분은 서부발전이 갖는다.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변동에 따른 손익에 대해 서부발전과 투자자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PF대출조달+지분매각' 방식은 투자자가 SPC지분의 50% 이상에 대해 가격을 책정해 인수를 제안하되 지분 인수자금을 PF대출 조달액과 지분을 합쳐 마련하는 방식이다. REC변동에 따른 손익에 따라 배당 증감 효과가 발생한다.
'PF대출조달+지분매각' 거래에는 '요구 REC계약'이 있는 점이 단순 지분 매각 거래와 다른 점이다. 요구REC로 계약하면 REC단가 산정시 대출원리금, 연료비, 운용비를 회수할 수 았는 수준으로 단가를 결정할 수 있다. 서부발전과 체결한 REC계약을 통해서다.
금융권 몰린 배경은?
금융컨소시엄 10곳 이상이 이번 연료전지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우선 상반기 인프라 딜이 워낙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목표 실적 채우기가 힘든 상황에서 모처럼 시장에 좋은 운영자산이 나오자 경쟁이 과열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부발전이 자체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자산이어서 장부가 대비 몇십프로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해도 비싸지 않다는 인식도 퍼져있다.
특히 올해부터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장이 기존 RPS(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제도에서, RPS가 없는 CHPS(청정수소발전구매공급) 제도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RPS가 있는 서부발전 연료전지의 인수 메리트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서부발전이 내놓은 2가지 인수 거래 형태 중 '단순 지분' 인수보다는 'PF대출조달+지분인수'에 대부분의 잠재 투자자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자(2안)가 요구REC를 통해 대출원리금과 연료비, 운영비를 보전받을 수 있고 수익 회수도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요구REC가 있어 인수해 볼 만한 딜로 평가했다"면서 "현 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미래현금흐름 할인률을 감안하면 수익률도 높기 때문에 이번에 사면 장기적인 운용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