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스토리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
지금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를 버텨야 하는 고난의 시기이다. 그러나 셀프스토리지(개인창고) 부동산은 외풍에 상관없이 수요가 느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 부족한 업무 및 주거 공간 확보를 위해 셀프스토리지를 이용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2일 글로벌종합서비스회사인 JLL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숙됐지만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부동산섹터인 셀프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추가적인 수납공간을 원하는 개인과 쾌적한 업무환경을 위해 기업서류, 사무용품 등의 보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셀프스토리지를 찾고 있어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인구의 서울 수도권 집중화로 주거 공간은 좁아지는 데 반해 집값과 임대료는 많이 올라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인당 주거면적은 약 9평(29.7m²)으로 매년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및 주택 임대료 비율은 매년 늘고 있다. 이에 셀프스토리지는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쉽지 않거나, 주택 내 필요한 저장공간을 두기 쉽지 않을 때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이 되고 있다.
아울러 근무 형태 다양화와 취미 활동 증가, 이커머스의 성장세 등으로 공간 내 보관 품목이 늘고 있는 점도 셀프스토리지를 원하는 이유다.
셀프스토리지는 경기 불황이나 금리시장 변동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방어적 섹터로 꼽힌다. 물건 보관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주상 복합의 지하층, 도심의 노후된 오피스 빌딩 또는 상권 저층부, 신도시 인근 외곽지역의 오피스 근생 빌딩 저층부 등 공실로 인한 수익률 저하로 고민하는 건물주에는 셀프스토리지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료와 장기간의 임대 기간,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관리가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편의 시설로서의 만족도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시장 현황과 전망은?
JLL에 따르면 지난 5월을 기준으로 국내에는 200여개의 셀프스토리지 지점이 있다.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52.0%, 31.9%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부산 울산 경남 지역과 인천이 각각 8.8%와 4.9%로 집계됐다. 셀프스토리지 업체들의 주요 보관 품목으로는 개인 물품뿐 아니라 기업 문서, 캠핑·낚시·스키·서핑 등의 취미 용품, 전시 및 무대 장비, 미술품, 와인 등이 있다.
셀프스토리지는 사용자의 접근 편리성이 좋아야 하므로 대부분 도심 내 위치한다. 도심 대로변이나 지하철 역사 내 있다. 위치에 따라 셀프스토리지의 형태도 다양하다. 컨테이너나 팰릿 (Pallet)을 이용하는 셀프스토리지의 경우에는 경기도의 IC 혹은 JC에 주로 위치한 반면에 개인이 주로 이용하는 소규모 창고를 제공하는 지점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도심에 있다.
김명식 JLL 투자자문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부쩍 셀프스토리지 브랜드들로부터 공간 임대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사이즈의 창고를 선택할 수 있다. 최소 3만6000 cm³부터 최대 3024만cm³ 까지의 공간으로 제공된다. 이 공간들은 주로 우체국 5호 박스에 맞춰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셀프스토리지 업체는 해당 공간에 몇 개의 우체국 5호 박스가 들어갈 수 있는지 명시한다. 일반적으로 100만 cm³ (가로 100cm세로 100cm높이 100cm)의 경우, 우체국 박스 5호 12개까지 수납이 가능하다.
월 임대료는 박스 개수, 창고 크기, 팰릿 수, 행거 수(의류), 컨테이너의 크기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JLL 조사에 따르면, 셀프스토리지 창고 부피와 월 명목 임대료 중위 값은 각각 대략 280만cm³, 12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중위 바닥면적은 약 1만3000 cm²(1.3 m²) 수준이다.
보관 타입 별로는 타입 B가 가장 보편적이다. 100만-300만 cm³로, 우체국 박스 5호 기준 대략 12-36개까지 수납 가능하다. 타입 B의 월 임대료는 4만원에서 19만8000원까지 차이가 컸다.
셀프스토리지 업체들은 주로 고급 주거단지 또는 고급 오피스빌딩으로부터 많이 떨어지지 않은 중대형 집합건물 저층부나 단독형 창고빌딩을 선호한다. 화물차량이 진입 가능한 주차 시설은 필수 요건이다.
JLL 관계자는 "아직까지 건물주들이 먼저 셀프스토리지 임차 유치를 요청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먼저 제안을 받으면 임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고금리 및 경기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가건물 저층부에 셀프스토리지가 임대 공간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외국계 스토리지업체들의 한국 진출과 더불어 신생 셀프스토리지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셀프스토리지는 기존 오피스 시장과 주거 인프라 시설을 보완하면서도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