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경산업, 필리핀서 풀 에쿼티로 1000억 주택건설사업...KIND도 110억 투자
단열재 생산 및 건설기업인 세경산업이 필리핀 세부에서 1000억원 규모의 서민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모은다.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해 풀 에쿼티(차입 없이 자기자본으로 투자)로 건설사업을 진행하며,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110억원의 투자금을 지원한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KIND는 오는 3월 세경산업과 세부 서민주택건설사업에 11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계약서를 체결한다.
이 사업은 세부에 2000세대 규모의 스튜디오 형태 서민주택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세경산업 측은 부지 확보에 이어 지난해 4분기 착공식도 개최했다.
이번에 KIND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면 현지 건설사와 도급 계약을 맺고 공사에 본격 들어간다. 설계(E)와 자재구매(P)는 국내에서 진행하고 건설(C)을 현지 건설사가 맡는 구조다.
총 사업비는 1000억원 규모며, 준공 전까지 최대 800억원 정도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경산업은 금리 급등을 고려해 KIND 투자금을 제외한 사업비는 자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금리 상승에도 차입금이 없어 자본 수익률이 내려갈 위험이 낮은 것이다.
또한 필리핀 페소로 거래를 진행해 환리스크가 낮다는 게 특징이다. 달러 대비 원화와 페소환율이 함께 평가 절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경산업 측이 현지에 보유한 장비와 기자재를 활용할 예정이어서 인플레이션도 일부 헤지한다. 세경산업의 필리핀 계열사인 세경디벨롭먼트는 지난 2010년 설립돼 3개의 주거 단지를 완공해 분양하고 있다.
이번 주택건설사업 역시 골조 공사를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필리핀의 서민주택은 분양가가 저렴한데다 담보인정비율(LTV) 80~90%까지 주택구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어 주택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세부는 관광지여서 에이비엔비 등을 통한 임대 수요도 있다고 한다.
KIND 측은 이번 사업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진행하는 점, 풀 에쿼티 방식이어서 금리 위험이 없는 점, 설계와 자재 등 한국 콘텐츠를 사용하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단행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1년 설립된 세경산업은 설계, 건축자재 생산, 주택공급을 전문으로 한다. 하이폴, 스치로폴, 네오폴, PF보드 등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한편 중국에 화공기업을 설립하고,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에 주택 및 상가를 임대, 분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