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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인프라·발전PF시장 금융 약정된 `메가 딜'과 특징은?

원정호기자
- 9분 걸림 -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듀얼 임팩트'에도 지난 상반기 굵직한 인프라 및 발전 프로젝트의 금융 약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는  금리 상승기 이전인 작년말 ~ 올 초 금융구조가 협의된 것들이어서 최근의 금리 급등 현상이 본격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종의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8일 은행들의 상반기 3000억원 이상의 주요 딜 클로징을 종합하면  전통 인프라로는  △부산항 신항 2-4단계  △인천~김포 고속도로 리파이낸싱  △비봉 ~매송 고속도로 리파이낸싱이 있다.

신재생 발전 분야에서는   △ 제주 한림해상풍력   △울산GPS가스복합화력  △포천 복합화력발전 리파이낸싱  △ 태양광발전  △태안안면클린에너지 등이 있다.

PF규모가 1조원(9450억원)에 이르는 메가 프로젝트인  부산항 신항 남측 2-4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 BusanContainerTerminal)가 지난 2월 딜 클로징을 마쳤다.

BCT는 부산항 신항에서 무려 15년 만에  금융 클로징된 터미널로, 현대산업개발(HDC)이  40%를 투자한 대주주이자 건설사이다.  산업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가 40%, 대우건설 15%, HMM 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이 금융자문 및 주선기관을 맡았다.

1조원에 이르는 인천~김포고속도로 리파이낸싱은  지난 3월 체결됐는데,  금리 변경 이슈보다는 건설사들의 요청에 의해 진행됐다.  건설사의 지분 엑시트 수요가 워낙 강했다.  리파이낸싱 금융주선은 신한은행이 했다.

동신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건설 포스코ICT 등 여러 건설 출자자의 지분 61% 1508억원 어치를 칸서스인천김포고속도로일반사모펀드(1546억원)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455억원)가 가져온다. 3분기 변경실시협약 체결 후에 건설출자자에 주식매매대금이 지급된다.

우리은행은 비봉∼매송 간 도시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의 리파이낸싱 금융주선을 마무리지었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지분 매각 대상은 도로 사업(법인명 화성도시고속도로)의 최대출자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해 두산중공업과 한라, 대명건설 등 건설사의 지분 전량이다.  고정금리 대출은 4.15 ~ 4.2%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파이낸싱된 딜을 보면 전통 인프라에 비해 에너지 분야에서 랜드마크 딜과 상징 거리가 많았다.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단지인 태안안면클린에너지의 금융조달 약정이 지난 5월 말  체결됐다.  대표 금융주관사인 신한은행과 공동 금융주선사인 국민은행은 7개 금융기관(2개 주선사 포함)을  끌어들여 4860억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올 들어  금리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단기와 중기, 장기의 3가지 트랜치로 대출금을 나눠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태안안면 태양광 발전단지는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일원의 폐염전 및 폐목장 부지  297만㎡에 총사업비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국 최대 발전 용량인 300㎿ 규모로 건설한다.

발전단지에서 생산하는 신재생 전력은 25년간 7200GWh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금융 조달을, 두산중공업이 EPC(설계·조달·시공)와 지역업체 상생 협력을, 한국서부발전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및 발전소 운영·관리(Q&M)를, 랜턴 A&I가 사업 기획 총괄을 각각 맡는다.

또한 국민은행과 KB증권은 총사업비 3750억원 규모의 '비금도 태양광 발전사업(200MW)'의 금융 주선을 지난 3월말 마무리지었다.   비금도 태양광사업은 신안군 비금도 폐염전 부지에 건설하는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이다.  태안안면 클린에너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최대급 풍력발전 왕좌자리를 갖고 있었다.  국민은행은 아울러 올 초 새만금 육상 태양광단지의 마지막 3구역 발전사업(99MW)도 큰 무리없이 금융 주선을 매듭지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100MW급, 사업비 5500억원)인 제주한림해상풍력도 지난 3월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이 자문 및 금융주선기관으로 선정된 지 12년만에 딜을 클로징했다.

총 사업비 6300억원 규모의 한림해상풍력은 금융약정 계약을 마치고 부분 착공에 들어갔다.   한국전력·한국중부발전·한국전력기술 현대건설 등이 사업주로 참여하고 두산중공업이 터빈공급 및 유지보수, 국민은행이 금융주선기관을 맡았다. REC 장기 계약은  중부발전이 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추진된 한전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2세대 대규모 연료 직도입 LNG복합화력으로 유명한 울산GPS  건설사업(1227MW)도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7500억원대 PF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금융주관사인 국민은행은 LNG 직도입 사업에 대해 일찌감치 금융자문 역량을  차별화해  독보적 주선 입지를 보여줬다.


SK가스 계열의 총 투자비는 1조4120억원으로 자기자본은 3600억원이다.  타인자본은 회사채(ESG녹색채권) 3000억원과 국민은행이 주선한 PF자금 7520억원으로 충당한다.


대표 금융주선사인 국민은행은 공동 주선사인 우리은행과 함께 지난 2월부터 신디케이션을 시작해 4개월만에 16개 금융기관(주선기관 포함)을 모았다.  우리은행이 1000억원 대출 참여한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 770억원), 농협은행(400억원), 새마을금고중앙회(450억원), 중국공상은행(500억원)이 대출금융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기관에는 보험사들이  들어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디케이션 구성 도중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지만  사업이 안정적인 점이 부각돼 자금 조달을 잘 마무리지었다"고 설명했다.  출자사인 SK가스의 신용등급이 우수한 점도 대주단 모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밖에 5000억원 규모의 포천파워 기존 대출 리파이낸싱 건이 상반기 딜을 장식했다.

기존 트랜치 A와 B 등 기존 선순위 장기 대출금을 상환했다.   변동금리 선순위 대출 2125억원, 고정금리 선순위 대출 3375억원, 후순위 대출 1200억원 등 총 6700억원을 리파이낸싱 과정을 거쳐 선순위 대출 4980억원과 후순위 대출 1200억원 등 6180억원으로 바꿨다. 선순위 대출은 변동금리 단기대출금(만기 3년) 1100억원과 변동금리 장기대출(만기 15년) 1780억원, 고정금리 장기대출(만기 15년) 2100억원으로 나뉜다.  금리 수준을 보면 단기 대출은 기준금리+1.55%, 장기대출(변동)은 기준금리+2.1%다.  장기 대출 고정금리는 연 3.8%다. 후순위 대출은 연 8%다.

이처럼 메가 프로젝트의 금융약정이 상반기 내 체결되면서 외관상으로 금리 상승과 인플레라는 악재와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딜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올해 본격적인 금리인상기 이전 작년말 올초 금융조건이 협의된 프로젝트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을 반영한 딜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기에도 여러 딜이 체결돼 마치 잘되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보인다"면서 "그러나 금리 급등이전에 끝낸 딜이 대부분이라 하반기 PF파이낸싱 시장은 암울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작년 말과 올초 선순위 대출금리가 3.5%~3.8%이었던 데 비해 지금은 5 ~ 6%대를 찍고 있다"면서 "투자자의 요구수익률도 많이 올라간 상태라 이들을 모두 만족할만한 사업성이 나오는 프로젝트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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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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