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IBK·이베스트증권 등 3사 합심..태영건설 김해삼계 1650억 브릿지론 성사
부동산 PF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BNK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이 힘을 합쳐 태영건설의 1650억원 규모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을 성사시켰다. 해당 사업장의 일부 현금창출과 태영건설의 후순위 보증이 딜 클로징에 주효했지만 증권사들의 금융구조화 역량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계열사인 삼계개발은 김해 삼계동 도시개발사업 및 토석채취장 사업을 위해 지난 1일 대주단으로부터 1650억원의 브릿지론 리파이낸싱 대출을 실행받았다. BNK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선순위대출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중순위 대출을 각각 주관했다.
트랜치별로 선순위 850억원, 중순위 500억원, 후순위 300억원으로 각각 구성됐다. 선순위 650억원 가운데 600억원이 PF유동화증권으로 발행됐다. IBK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이 각각 300억원씩 보증을 제공하고 주관했다.
중순위 500억원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주관해 유동화증권으로 발행됐다. 태영건설의 자금보충 의무와 이베스트증권의 매입보장 등이 보증으로 제공됐다. 중순위 만기는 6개월이나 3년까지 만기 연장 가능하다.
후순위 300억원은 태영건설이 단독 보증한 유동화증권(만기 연장 가능)으로 발행됐다. 일단 한달짜리 단기 유동화증권으로 발행됐으며 연장 가능하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 측은 한달 뒤 장기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대출 만기일은 도시개발사업 인허가 기간에 맞춰 오는 2026년 6월1일까지 3년으로 정해졌다.
이번 신규 대출금은 기존 만기 도래한 브릿지론 상환 등에 쓰인다. 기 존 대출 1500억원 중 기표된 금액은 1460억원이다.
태영건설은 아울러 삼계개발에 290억원을 사업비로 대여했다. 자금보충 성격의 이 대여금 만기는 브릿지론 대출 만기와 같다.
태영건설 계열사인 삼계개발은 경남 김해 삼계동 산288 번지 일대에 도시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 전체 부지 48만평 가운데 73% 상당인 35만평을 매입했다.
매입 부지 중 6만5000평 부지에 1단계 토석 채취장을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시행사인 삼계개발은 토석채취장을 확장 운영하기 위해 관련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26년 2분기까지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장기의 브릿지론 자금 확보에 따라 태영건설은 대형 자체개발사업을 진행하는데 숨통을 트게 됐다.
사실 이번 브릿지론 클로징은 어려운 딜로 평가됐다.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로 증권사들의 내부 심사 및 승인 문턱이 높아진데다 지방의 대형 개발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계지구 사업장은 토석 채취에 따른 현금흐름이 나오는데다 태영건설이 후순위 보증을 제공하면서 딜 성사에 기여했다. 3개 증권사가 합심해 각자 트랜치별 보증 및 주관 역할을 분담하고 금융 가능한 구조를 짠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건설사와 금융사가 협력해 성사시킨 딜"이라며 "토석 채취로 수익을 내면서 추후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는 추이를 봐가며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