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리츠운용, 그룹 자금으로 '돈의문 디타워' 사모부동산펀드에 담는다
서울 종로 '돈의문 디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된 NH농협리츠운용이 이 자산을 공모 리츠가 아닌 사모부동산펀드에 담기로 했다. NH농협금융 계열 자금을 집중 투자하는 그룹 전략 자산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NH농협금융은 기존 농협중앙회 본관·신관 사옥에다 인근 '돈의문 디타워'를 손에 넣으면서 서대문역 일대를 NH농협타운화한다는 구상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주간사인 CBRE코리아, 딜로이트안진, 컬리어스코리아는 지난 26일 저녁 NH농협리츠운용에 돈의문 디타워의 우협 선정 소식을 통보했다. 앞서 매도자인 마스턴운용은국내외 6곳의 매각 입찰 참여자 중 숏리스트를 추려 25일 인터뷰를 진행했고, 인수자금 조달 능력 등을 고려해 NH농협리츠운용을 우협으로 최종 선정했다. 매입 의향서(LOI)는 NH농협리츠운용, 이지스자산운용·행정공제회컨소시엄, 해외 운용사 등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약 9000억원에 사모부동산펀드로 인수
매매 거래 가격은 평당 3500만원 이하에서 총 9000억원 안팎에 형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비밀 유지에 따라 MOU 체결 전에는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연면적 2만6000평을 평당 3450만~3500만원으로 계산해 대략 8970억~9100억원에 거래가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캡레이트(자본 환원율)는 4% 초반대다.
NH농협리츠운용은 주 특기인 공모리츠가 아닌 사모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이 자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을 비롯해 NH손해보험 NH생명보험 농협중앙회 단위농협 등 범NH그룹이 투자와 대출을 겸하는 그룹 자산으로 담기 위해서다. NH리츠운용이 사모부동산펀드를 설정하기는 2번째다. 상장리츠인 NH올원리츠의 자펀드인 NH리테일REF제1호를 지난 2022년 설정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임차인인 N스퀘어를 매입하기 위해서다.
이번 돈의문 디타워 인수를 위해 에쿼티(자기자본)와 담보대출 비율은 대략 4대6으로 나눠 조성하기로 했다. 에쿼티 중 보통주와 종류주 구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NH농협그룹은 NH농협리츠운용을 중심으로 조만간 킥오프 회의를 갖고 계열사별 자금 투자분을 협의할 계획이다.
서대문역 일대 'NH농협금융 타운화' 시동
NH농협금융은 돈의문 디타워가 매물로 나오자 일찌감치 그룹 차원에서 인수를 준비했다. 그만큼 돈의문 디타워를 안정적이면서 수익성을 고루 갖춘 핵심 자산으로 평가한 것이다.
여기에다 NH금융 계열사들이 공동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제2사옥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이 일대를 NH금융 타운화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중구와 종로 경계선인 서대문역에는 농협중앙회 본관 및 신관이 있는데 늘어나는 그룹 임직원이 사용하기에는 비좁다는 평가를 받았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본사 건물의 층수가 높지 않아 계열 직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한다"면서 "인근 KT&G빌딩 등으로 계열사들이 흩어져 있는데 앞으로 돈의문 디타워 빈사무실이 생기면 서서히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통일로 134 소재 지하 7층, 지상 26층 규모며 연면적은 8만6268㎡에 이른다. GRESB 5스타와 리드 플래티눔 인증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이다. DL그룹과 계열사들이 앵커 테넌트로서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스턴운용은 돈의문 디타워를 마스턴일반사모부동산펀드제79호를 설정해 보유하다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