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매도인 보통주 재투자-매수인 우선주 투자 전략' 뜬다

공급 과잉으로 부실 자산이 늘고 있는 물류센터 시장에서 ‘보통주–우선주 분리 투자’ 전략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매도인은 투자 비히클의 보통주에 재투자하고, 매수인은 우선주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쉽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눈높이를 맞추는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물 물류센터 매입 시 우선주 투자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매도인이 보통주에 재투자함으로써 매수인 입장에서는 에쿼티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도인은 원금 보전을 노릴 수 있는 구조다.
우선주는 손실 발생 시 후순위 자본보다 우선해 상환받을 수 있고, 일정 수익률을 선취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보통주는 손실을 먼저 감수하지만, 시장이 회복될 경우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우선주 목표 수익률은 연 10% 중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구조는 특히 부실화된 물류센터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시공사가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채무를 인수한 자산, 대주단이 채무불이행(EOD)을 선언하기 직전인 자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 매도인이 손실을 감수하며 급매로 처분하면 원가 대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매도인이 보통주에 재투자하면서 자금을 지키는 방식이다.
이 경우 매수인은 우선주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자산을 정상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공실 상태의 물류센터를 인수해 임차인을 채우고 임대차 구조를 안정화한 뒤, 시장 회복 시점에 매각해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자산가치가 올라가면 우선주·보통주 투자자 모두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윈윈 구조라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1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회억리 소재 물류센터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는데 글로벌 자산운용사 오크트리캐피탈이 우선주로 참여했다. 이번 딜은 국내외 투자자 간 협업을 통한 물류 부동산 투자 사례로 주목받았다.
또 다른 외국계 투자자도 우선투 투자 구조를 활용해 현재 부실화된 물류센터 자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