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앞둔 성수동 삼표부지 브릿지론, 6000억으로 증액해 연장 추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부지(삼표 부지)의 4400억 한도 브릿지론이 만기를 앞두자 금융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리파이낸싱 작업에 들어갔다. 신규 앵커 대주로 신한은행 등이 참여하고 대출 규모를 6000억원으로 증액해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약 2만2924㎡에 이르는 삼표부지 소유주인 삼표산업 측과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오는 10월 14일 4400억원 한도의 브릿지론 만기에 앞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6000억원 규모로 증액해 기한을 연장하는 게 골자다.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본PF 전환과 착공에 들어가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증액 리파이낸싱 대주에는 신한은행이 신규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삼표산업의 주거래은행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은 신한은행의 앵커 대주 참여에 걸맞게 공동 주선을 협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삼표부지가 서울 업무·관광·문화를 견인하는 신흥 거점으로 거듭날 것에 대비해 향후 조 단위 규모가 될 본PF 대출 참여를 염두에 두고 초기 대출인 브릿지론 참여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1년 6개월 만기로 약정 및 기표된 브릿지론에는 농협중앙회 농협은행 NH캐피탈 등 범NH금융과 수협은행 신한캐피탈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참여해 3900억원이 집행됐다. 이 중 10.88% 금리의 후순위 600억원에는 NH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선순위 금리는 7%대다.
삼표산업은 지난해 조달한 브릿지론으로 현대제철로부터의 토지 취득을 마무리했다. 삼표산업은 원래 레미콘공장 사용 목적으로 장기 임대해 사용하다 공장을 철거하고 지난 2022년 2분기에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2년 8월 PFV를 설립하고 대규모 개발 장정에 들어갔다.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본금 800억원의 SP성수PFV 주주는 삼표산업(95%)과 NH투자증권(5%)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삼표 부지 및 성수 일대 첨단산업 분야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을 위한 국제 설계공모 결과 미국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이 제안한 ‘The Heart of Seoul Forest(서울숲의 심장)’이 지난해 말 선정됐다. 건축물은 3개동 60층 규모에 업무, 상업, 문화, 숙박, 주거 복합으로 지어지며 1500평 규모의 선큰광장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SP성수PFV와 연내 사전협상을 완료하고 지구단위계획을 결정, 내년 인허가 및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개발부지에 허가권자인 서울시와 사업자가 사전 협상을 거쳐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제도다. 용도지역상 1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상향하는 대신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공공기여로 6000억원을 환수한다. 공공기여금은 서울숲 고도화, 첨단 문화거점 조성, 광역적 교통체계 개선, 공공시설 확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