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부동산PF 회수 신호탄? OK캐피탈 "만기여신 무조건 상환해야"
"금리 연 19.9%에 연장 아니면 만기 도래 대출금은 무조건 상환받아야 합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전체 금융권 가운데 가장 빠르게 확대돼 건전성 우려를 낳는 가운데 오케이캐피탈(OK캐피탈)이 만기도래 대출금은 무조건 상환하도록 영업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요청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30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 심사부는 지난 7일 IB사업1~4본부, 기업금융본부 등 영업부서를 대상으로 `만기도래 여신 기한연장 조건 관련 업무연락'을 보냈다.
업무 연락에 따르면 만기도래 여신은 무조건 상환받고, 불가피하게 기한 연장 신청할 경우 4가지 조건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한연장 4가지 조건으로는 우선 연 19.9%(올인코스트 기준)로 대출 금리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실질경영자 연대보증 입보(신용 보강)를 받고 관계사 연대보증 입보(신용 보강)도 받아야 한다. 이밖에 채무관련인 소유 부동산 및 진행중인 사업장 첨담보도 취득(담보 보강)해야 한다.
시행사 관계자는 "이들 4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실상 만기시 모두 갚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케이캐피탈 측은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 어려움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자금 경색으로 올 들어 오케이캐피탈의 단기자금 조달 규모와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단기차입 의존도는 작년 말 7.2%에서 지난 6월 말 15.7%로 두배 넘게 늘었다.
6월말 기준 기업금융 내 부동산금융 비중은 69.5%에 이른다. 부동산PF로 분류되지 않은 브릿지론까지 감안시 부동산금융 내 본PF와 브릿지론 비중이 2대8 수준으로 브릿지론이 압도적으로 많다.
김경률 한기평 선임 연구원은 "이 회사의 부동산금융 대부분이 50억원 이상의 거액여신으로 구성된 점,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경기 저하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시 부동산금융 건전성 추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도 지난 9월 열린 KR웹세미나에서 `캐피탈사 부동산 여신 옥석가리기 시작, 질보다 양이 중요한 때'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OK, 한투, 웰컴, DB 등 4개 캐피탈사는 부동산 관련 여신 부실화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 가운데 동일등급 평균 부실화 여신 보유를 초과하는 캐피탈사는 OK, 한투, 웰컴, DB 등 4곳"이라며 "이들 캐피탈사는 공통적으로 영업자산 내 부동산PF 비중이 높고, 부동산PF 중에서도 브리지론 비중이 높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부동산PF대출 규모는 지난 2016년 10조 2000억원에서 2021년 31조원으로 3배 급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융당국의 브릿지론 대출자산 재분류 때 PF규제 한도를 넘어 만기 연장을 하지 못하는 브릿지론에 대한 캐피탈의 상환 요청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관련 익스포저의 축소 및 부실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 이슈가 본격 부각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