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세와 동떨어진 부동산PF시장 "이유 있네"
최근 수도권 주요지역의 실거래가 회복에 힘입어 주택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 전환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집값 급락세는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 수준으로 집값이 하락한 뒤 작년 12월과 올 1월을 기점으로 가격 하락폭이 축소됐으며 5월과 6월에는 어느정도 집값 안정을 되찾았다.
이처럼 급격한 하락세가 진정된 것은 ① 전 고점 대비 단기간 크게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생긴 점 ② 금리의 급등세 진정과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으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점 ③건설비용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주택시장 온기와 달리 부동산PF시장은 경착륙 가능성을 우려할 정도로 여전히 싸늘하다. PF유동화증권 발행액은 급감하고 있으며 대주단 모집이 어려워 신규 딜 PF클로징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주택시장과 부동산PF시장이 괴리를 보이는 데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금융(PF) 포트폴리오 내 수도권 아파트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사의 부동산 PF대출 익스포저 가운데 수요가 회복중인 수도권 아파트보다 아직 수요 회복이 미진한 지방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급락세는 일단 진정됐으나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서울·수도권 등을 제외하고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나이스신평 분석 결과에 따르면 2금융권의 PF대출 익스포저 중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은 15.3%에 불과하다. 특히 브릿지론 사업장 중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은 12.1%로 더 낮다. 반면 주거 시설 중 지방 아파트와 기타 주거시설(주상복합, 연립주택)의 비중이 각각 15.7%, 15.6%로 높다.
또한 상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의 상업·업무시설, 물류센터 등의 산업시설이 전체 익스포저의 53.0%를 차지한다. 증권사의 경우 주거시설의 비중이 37.3%로 다른 2금융권 대비 매우 낮고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비중이 62.7%로 상대적으로 높다.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부 관리형토지신탁(책준 관토) 익스포저는 주거 비중이 52.2%로 다른 2금융업권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수도권 아파트 비중은 7.5%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상업시설이 28.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비수도권 주거시설 및 상업시설 개발이 책임준공부 관리형토지신탁 신용보강을 통해 이뤄지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부동산PF가 비수도권 주거시설과 투자용 부동산에 쏠린 것은 최근 수도권 아파트 수요 회복이 제2금융권 부동산PF 익스포저의 자산건전성 및 회수 가능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제한적임을 의미한다고 나이스신평 측은 설명했다.
권신애 나이스신평 책임 연구원은 "오피스텔 등 투자용부동산의 수요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일부 시장 수요 반등이 브릿지론의 자산건전성 및 최종적인 회수 가능성을 개선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나이스신평 측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 수요는 회복되는 반면 그외 시장 수요는 부진한 상황에서 기존 정부 정책이 지속될 경우 수도권 아파트 가격만 상승하고 그 외 시장 부진은 지속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권 연구원은 "부동산 PF대출 익스포저 중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PF대출 연착륙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더욱 어려운 정책 과제가 요구되고 있어 앞으로 부동산PF 금융의 동향과 경착륙의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