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펀드·리츠 활용해 '공공 디벨로퍼' 영토확장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리츠·펀드에 대한 출자를 활용해 디벨로퍼 분야로 업무 영역을 넓힌다.  신도시 조성사업 속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자기자본 비중이 턱없이 낮은 현행 부동산 개발사업 방식도 선진화하기 위해서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금공은 올해 부동산PF 지원과 관련해 사업자(시행사)에 대한 대출보증 업무에서 벗어나 리츠·펀드 등의 출자로 업무영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역세권 청년임대주택리츠나 신도시리츠를 설립해 직접 공공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원회도 2024년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며서 주금공의 사업자 보증 방식을  직접 대출 보증 외에 리츠, 펀드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금공은 펀드 리츠를 통한 공공 디벨로퍼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조만간 공공임대리츠 설립 등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금공이 디벨로퍼 영역에 발을 디디는 것은 정부가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구조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제도 개선하는 데 맞춰 개발사업의 에쿼티 투자자로 나서기 위해서다.  정부가 부동산 시행법인의 자기자본 비중을 총 사업비의 2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자기자본을 높이려면 주금공과 같은 금융 공공기관의 시행지분 출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민간 금융은 물론 공공의 풍부한 자금을 지원해야 시행사의 자기자본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주택경기에 따라 PF사업도 극심한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면서 "주금공이 국내 PF시장을 견고한 구조로 바꾸는 선진화 작업에 기여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국토교통부가 신도시 조성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도 주금공의 사업영역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토부 등 관련부처는 '1.10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통해 "공공(연기금, 금융공공기관)이 리츠를 설립해 토지주택공사(LH)·지방공사와 공동사업자로 신도시 대지조성공사를 참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속 조치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달 말  입법예고됐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공공주택 사업을 할 수 있는 기관에 국민연금, 주택금융공사, 산업은행, 근로복지공단이 추가된다.  신도시 사업 속도 제고를 위해 재원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관이 신도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LH 이외 공공주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으로 철도공사, 공무원연금,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7개 기관만 규정하고 있어, 다양한 기관 참여와 사업재원 확보에 한계가 따랐다.  국토부는 신도시 조성에 다양한 재원 활용을 위해 일반국민 투자, HUG 보증 등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