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 책임준공 총대 메고 개발사업 해결사 역할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공사 수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한데다 상장 모회사의 연대보증 등으로 대주단 신뢰를 얻으면서 침체된 개발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5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동원건설산업, HDC아이앤콘스, CJ대한통운, KCC건설, 아벤종합건설 등이 최근 활발한 책임준공 수주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원건설산업은 모회사인 동원산업의 연대보증을 타고 오피스 시니어주택 물류시설 등을 넘나들며 공격적으로 민간 도급공사를 따내고 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시니어레지던스 개발사업 시행사인 은평진관동PFV는 지난달 16일 대주단으로부터 2500억원 한도 본PF대출금을 조달했다. 은평진관동PFV의 보통주 기준 2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시행 및 시공을 겸하기로 했다. 그런데 현대건설의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 높은 공사비 부담이 사업성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은평 시니어주택의 시행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사비가 저렴한 대체 시공사로 동원건설산업을 낙점했다.
동원건설산업 모기업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동원산업이 책임준공 연대보증을 제공해 대주들의 신뢰성을 높였다. 동원건설산업은 대출일로부터 43개월인 오는 2028년 7월 16일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며 미이행시 대출채무를 인수한다.
동원건설산업은 새해 들어서도 책임준공 방식으로 경기 안성 소재 물류센터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모회사인 동원산업이 책임준공 관련해 한국증권긍융 등 대주단에 1320억원의 연대 보증을 제공한다고 3일 공시했다. 보증기간은 3월4일부터 오는 2027년 11월4일까지다.
지난해 10월에는 남한강에스파크컨트리클럽(CC)이 시행하고 동원건설산업이 시공하는 강원 원주 소재 남한강에스파크 골프장개발사업도 1500억원의 본PF대출을 조달했다. 이 사업 시공사인 동원건설산업이 대출일로부터 26개월간 책임준공(미이행시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며 시공사 모회사인 동원산업이 연대 보증한다.
이밖에 동원건설산업은 빅트라이앵글PFV가 시행하는 서울 성수동2가 오피스(업무시설) 개발사업을 책임준공 방식으로 수주해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역시 모회사인 동원산업이 연대 보증한다.
지난해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로 공회전을 거듭하던 울산 중구 반구동 공동주택개발사업은 HDC아이앤콘스가 책임준공 시공사로 나서면서 정상궤도에 다시 올랐다. 시행사인 정선프라임은 지난해 11월 HDC아이앤콘스와 2024억원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시공 계약에 앞서 기존 시공사인 태영건설과 1475억원의 공사 계약을 해지(타절)했다. 사업 변경 및 공사 계약에 따라 HDC아이앤콘스는 연초에 아이파크(IPARK) 브랜드의 아파트공사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HDC아이앤콘스는 대출약정일로부터 46개월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며 미이행시 PF원리금 손해를 배상한다. 이에 더해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책임준공 연대보증 등 신용을 보강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서울 을지로 옛 유안타증권빌딩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캡스톤명동PFV와 1400억원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캡스톤명동PFV는 당초 대형 시공사와 공사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PF원가 확보와 사업비 절감을 위해 중견사인 CJ대한통운을 책임준공 시공사로 유치했다.
김포한강시네폴리스개발은 지난해 10월 KCC건설과 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2700억원 규모 본PF 대출을 조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2700억원 대출 전액을 인수해 집행했다. 시공사인 KCC건설이 책임준공 및 미이행시 대출원리금을 중첩 인수하는 조건이다. KCC건설은 대출 기표일에 2809억원 규모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경기 김포 고촌읍 향산리 588-11번지 일대 지하 2층 지상 25층 공동주택 1029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 건설사인 아벤종합건설의 책임준공 등에 힘입어 메테우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이천IC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의 1200억원 본PF 조달에 성공했다.
이 개발사업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대지면적 5만1000㎡, 연면적 약 6만2000㎡에 달하는 상저온 복합물류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다. 오는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아벤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와 관련,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계열사의 책임준공 확약 및 미이행시 채무인수에 대한 보증을 약정했다. 채무보증기간은 최초 인출일로부터 26개월이며 보증액은 15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