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교보AIM운용...블라인드펀드 3개, 총 1조3000억 조성
교보AIM자산운용이 본부별로 3개, 총 1조3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 부동산본부와 인프라본부가 각각 5000억원, 기업금융본부가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설정한다. 그룹의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가 출범한 만큼 교보생명이 운용사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교보AIM자산운용은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함께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5000억원, 인프라 블라인드펀드 5000억원 등 총 1조원의 펀드를 조성하는 협의를 최근 마쳤다.
부동산펀드에는 교보생명이 대부분 투자하고 공제회 한 곳이 일부 자금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펀드에는 그룹 색깔을 온전히 내기 위해 교보생명 등 계열사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부동산펀드는 오피스 등 상업용부동산에, 인프라펀드는 민자방식의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프로젝트에 각각 투자한다.
교보AIM운용은 아울러 3000억원 규모 해외 재간접 블라인드펀드 설정 절차를 밟고 있다. 기업금융본부가 운용할 이 펀드는 기업 관련 에쿼티(지분) 투자에 나서는 펀드다. 이 해외 재간접펀드 역시 교보생명의 자금을 받아 설정될 계획이다.
3개의 블라인드펀드는 말 그대로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펀드여서 대상이 정해질 때 마다 캐피탈 콜 형식으로 자금이 집행된다.
교보AIM운용이 교보생명 투자금을 받아 동시 다발적으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은 교보생명과의 시너지를 내고 운용사의 시장 안착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사령탑에 오른 강영욱 교보AM운용 대표를 비롯해 신규 본부장, 운용역이 자금모집 부담 없이 회사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시중 자금이 부족한 경색기에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 좀 더 공격적으로 우량한 국내외 프로젝트 투자에 나서는 게 가능하다. 운용사는 장기의 안정적 운용수익원을 확보해 설정펀드 상품 다변화와 수탁고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교보생명이 서울문산고속도로 리파이낸싱과 운용사 교체를 통해 교보AIM자산운용에 4300억원의 신규 프로젝트 펀드 설정을 지원해준 점도 맥을 같이 한다.
운용본부별로 비슷한 시기에 펀드를 설정하는 것은 또한 사내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취지도 담겨 있다. 3개 본부가 비슷하게 신설된 만큼 출발선에서 비슷한 규모 펀드를 주되 본부별 운용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대규모 펀드가 설정됐지만 실제 투자 집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교보생명의 펀드 투자가이드라인이 깐깐하고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보AIM운용 관계자는 "시장 흐름과 상황에 맞게 펀드 투자가 가능하도록 교보생명과 투자 가이드라인을 완화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을 350억원에 인수해 올 4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새롭게 간판을 바꿔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