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모 부동산펀드 규모, 거래 회복에 180조원 육박
금리 인하 기대와 거래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사모 부동산펀드가 180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17일 발표한 2024년 펀드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사모부동산펀드 순자산 총액은 179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말 167조1000억원에 비해 12조원(7.2%)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회복 탄력성을 보이며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금리 인하 기대 등에 힘입어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시장 연간 거래규모는 13조34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7% 증가한 수치로, 2020년(13조 991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작년 4분기 서울 오피스 거래규모는 5조532억원으로, 2020년 3분기(5조4813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
JLL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물류 섹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섹터에서 거래량이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오피스 섹터에서는 아크플레이스(약 7920억원), 더에셋(약 1조1000억원), 돈의문 디타워(8950억 원) 등 대형 거래가 성사됐다.
투자 패턴을 보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한 중소형 거래의 비중이 전년 대비 늘었으며, 높은 임대료 및 공급 제한 속에서 장기적인 사무실 면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적 투자자(SI)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호텔 및 리테일 섹터도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호텔 섹터에서는 콘래드호텔과 같은 럭셔리 호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거래 규모가 확대됐다. 리테일 섹터의 거래 금액도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투자 심리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오피스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물류섹터의 매수자 풀이 제한적이었다. 해외 투자자들은 물류센터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는 경향을 보였지만, 전체 물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사모 부동산 뿐 아니라 인프라 등 특별자산펀드 규모가 증가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해 말 사모 특별자산펀드는 152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144조5000억원보다 21.8% 급증했다. 이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부동산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프라 등 특별자산으로 다각화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사모펀드에서 부동산(27%)과 특별자산(23%)을 합친 비중은 전체의 50%에 달한다.
올해에도 기관 투자자 사이에 조심스런 낙관론이 우세하다. 김규진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주요 권역 내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점과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리인하,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받아 2025년 서울 오피스 시장은 꾸준한 거래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JLL 역시 지난 몇 년간의 가격 조정은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가치 상승의 초기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혜원 JLL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금리 인하로 인한 분모 효과(denominator effect) 완화로 부동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부채 금융과 더 높은 기대수익률의 투자 기회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