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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해상풍력, `멀티 컨트랙팅'으로 건설...단일 EPC와 계약한 제주한림풍력과 딴판

원정호기자
- 6분 걸림 -

국내 해상풍력건설, 단일 EPC계약→ 멀티 컨트랙팅 변화하나

전남해상풍력이  주요 풍력 설비별로 3~4개의 멀티 EPC와 계약을 체결하는 멀티 컨트랙팅( Multi-contract)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현대건설 등의 단일 EPC와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한 제주한림 해상풍력과는 다른 방식이다.

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약정(파이낸셜 클로징)을 체결한 데 이어 공사 착공을 눈앞에 둔 전남해상풍력이 멀티 컨트랙팅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해상풍력발전  설비는 터빈(블레이드, 너셀, 발전기 등), 타워,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변전설비 등으로 구성되는데 각 구조물의 설계와 제작·설치기업과 각각 나눠 공사를 계약한 것이다.  주요 설비별로 EPC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멀티 컨트랙트방식이라 부른다.

설비별 최적의 공급자(best-in-class supplier)를 개별로 선정할 수 있는데다, 비용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해상풍력을 가장 많이 진행한 영국을 포함해 해외 선진국에서는 멀티 컨트랙터 계약을 맺는 게 관행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3월 금융약정을 하고 착공에 들어간 제주한림해상풍력과 다르다.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는 현대건설과 한전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단일 EPC 계약자 역할하는 구조다.  즉 단일 EPC가  기초구조물 제작부터 설치, 터빈 주기기 설치, 케이블 설치 부대설비 시공 등을 모두 진행한다.  이는 플랜트 공사의 랜섬턴키(EPC Ransom Turnkey) 방식과 유사하다.  공사 완공을 포함한 건설과정 리스크를 EPC기업이 보장하는 방식이다.

전남해상풍력의 금융을 주선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멀티 컨트랙팅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해상풍력과 관련,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단일 EPC기업이  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을 혼자 책임지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혹시나 나중에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투자비가 발생했을 때 단일 기업이 떠안은 것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설비 리스크를 잘 아는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간 차이가 크므로 각 전문영역 기업과 계약해 공사를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멀티컨트랙터 방식도 단점은 있다. 여러 설비나 기자재의 제작 업체가 각기 다른 멀티 컨트랙트로 진행할 때  설비나 기자재 사이에 발생하는 상호 연계(interface)이슈로 공사 완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므로 하나의 작업 지연이 다른 분야에도  연쇄 효과(knock-on effect)를 일으켜 공사가 지체되는 문제다.

배인성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겸임교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복수의 EPC 계약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설비·기자재 상호 연계 위험과 연쇄 지연 위험 부담이 있어 금융 조달성이 떨어진다"면서 "이 경우 사업주(프로젝트 회사)는 사업주 자회사나 별도 엔지니어링 회사와  건설관리(CM) 계약이나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계약을 체결해 완공 위험을 줄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남해상풍력도 멀티컨트랙팅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주가 건설관리계약(CMA)을 체결했다.

배 교수는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단일 EPC와 멀티 컨트랙팅간 각 위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안정적인 해상풍력 금융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해상풍력 사업주인 SK E&S와 CIP(코펜하겐 인프라 파트너스)는 지난달 23일  해외 금융기관 중심의 대주단과 600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주단에는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과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를 제외하고 글로벌 은행들이 대거 참여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속젠) 등 유럽계 은행과 미쓰비시UFJ은행(MUFG), 미즈호은행 등 일본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자금 조달에 따라 사업주는 오는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남 신안군에 99MW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전남해상풍력은 SK E&S가 지난 2020년 CIP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CIP는 덴마크 국민연금이 세운 업체로, 160억유로 규모 펀드를 운용하며 전 세계에서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저료: 배인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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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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