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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휩싸인 시중은행 인프라금융부...줄줄이 노딜

원정호기자
- 7분 걸림 -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이 1월 27일 GTX-A 노선 5공구 서울역 정거장 터널 공사현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이나 발전에너지 금융을 지원하는 국내 은행 인프라금융부서의 영업 부진이 심각하다.  1분기 실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금융 약정(파이낸셜 클로징)을 마무리한 딜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이대로 가다간 인프라 조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딜북뉴스>가 국내 은행들의 1분기 딜 클로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금융약정을 마무리한 딜이 없다고 답했다.  

하나은행도 1분기 클로징한 딜이 없고 이달에도 클로징 건이 없다고 전했다.  올해 인프라금융을 담당하는 프로젝트금융부를 확대 개편해 의욕적으로 출발한 것이 무색하게 됐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하나은행은 올해를 실적 달성의 해가 아닌 아닌 초기 단계 민자 프로젝트 수주의 해로 방향을 틀었다.  하나은행이 주요 출자자로 나서  초기 발굴 단계 민자사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를 최근 런칭했다.

농협은행의 상황이 낫다면 나은 편이다. 농협은행은 전국 최다 시금고인 점을 활용해 지자체가 벌이는 중소규모 민자사업을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남양주 ‧ 아산 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총조달액 800)에 400억원을 대출 약정했다.  같은 달 양주 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총조달액 726억원)의 363억원을 약정했다. 중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이나 자원회수시설 등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금융 주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딜 가뭄 환경 아래 직접 대출보다는 펀드 출자를 통한 우회적인 실적 달성에 나섰다.  임대형민자사업(BTL)펀드를  주로 설정하는 한강에셋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BTL펀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보험업계가 BTL출자를 하지 못하면서 이들 은행이 빈자리를 메운다는 전략이다.

인프라금융시장의 양대 터줏대감인 국민은행과 산업은행 역시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1분기 클로징 딜 역시 없다시피한다.  산업은행은  전통 민자분야에선 지난달 한화의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민간투자사업(1조2400억원) 프로젝트금융 약정 1건을 체결했다.  그러나 발전에너지 분야에서 마무리한 딜이 없다.

지난 2월 열린 대전하수처리장 민자사업 PF금융약정식(사진:한화)

국민은행은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의 합작사인 롯데GS화학이 여수공장에 짓는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약정(5000억원)을 지난 2월 체결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이 프로젝트가 올해 처음 클로징된 메가딜이다.

신규 금융약정 사업 스톱에 인프라조직 유지도 위태

상반기 딜 클로징이 가시권에 있는 사업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이 유일하다.  지난해 말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 통과에 이어 조만간 실시협약과 금융약정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업주(대우건설)와 금융주선사(국민 우리 산업은행)는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 보증 아래 PF대출금 65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상반기 중 클로징하고 7월 착공에 들어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 승학터널이나 위례신사선, GTX-C노선, 서울서부선경전철, 서울창동아레나 등의 실시협약 일정이 미뤄지고 있어  연내 자금조달을 보장한 사업장이 없는 상태다.  서부선경전철의 금융주선사인 산은 관계자는 "서부선이 6월 민투심에 상정된다고 가정해도 하반기 실시협약 체결이 가능할텐데  이후 연내에 금융약정을 마무리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투자사업 가뭄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민간투자사업 전담 조직을 없애고 있다. 민간투자사업 전담조직을 보유한 금융기관은 손에 꼽을 정도다.  국민은행의 경우에도 과거 민간투자사업 100% 조직을 현재는 민간투자사업 33%, 에너지사업 33%, 해외PPP사업 34% 조직으로 바꾼 실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민자사업은 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주단으로 참여하는 신디케이션 방식으로 자금조달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참여 가능한 금융기관의 풀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면서 " 매년 일정한 규모의 금융약정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민간 금융기관들이 전담 조직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인프라 가뭄에 해외 프로젝트시장 '기웃'

국내 민자사업에서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금융기관들은 해외 민자(PPP)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통 민자사업 실적 부족분을 발전에너지PF와 해외PF에서 메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민자사업 주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또한 해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남부발전의 미 트럼불 가스복합 발전사업의 대출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 설립 관련 시설대 자금을 늘리고 있다. SK온의 미국켄터키 공장 등의 대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국내 딜 부족 돌파구로 해외 프로젝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PF데스크들의 딜 발굴 역량이 강화된 만큼 미국 유럽 호주 중동 아시아 등지의 PPP사업을 찾아내 대출 취급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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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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