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DS네트웍스', 운용업에서 손떼는 2가지 이유
국내 대표적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가 계열 자산운용사의 매각을 마무리하고 있다. 최근 도미넌트자산운용(옛 아이스텀자산운용)과 매각 본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써 DS네트웍스는 지난 2021년 DS투자증권을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DS네트웍스자산운용 마저 팔면서 증권·운용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DS네트웍스가 운용업에서 철수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개발업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앞서 DS네트웍스가 2021년 증권사를 팔면서도 자산운용사를 유지한 것은 부동산개발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운용사가 자금을 댈 수 있어 시너지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양시장과 금융시장의 복합 위기가 닥치면서 지금은 사세 확장을 위한 시너지 보다는 몸집을 가볍게 하는 전략이 낫다고 평가한 것이다. 회사는 운용 계열사 뿐 아니라 인수합병(M&A)을 위한 조직을 포함해 조직 축소와 구조조정도 단행하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많이 오르고 분양시장도 침체돼 시행업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이참에 정리할 부분을 정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S네트웍스의 오너인 정재환 회장이 과거 계열 증권사를 1200억원에 파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본 만큼 이번 운용사 매각에는 경영 프리미엄 이익이 있을 때 팔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운용업 매각의 2번째 이유는 앞으로의 기회를 대비해 현금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즈음 경기가 바닥을 치는 시기에 좋은 시행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문주현 엠디엠(MDM) 회장이 지난해 부동산개발협회 주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디벨로퍼업계가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유동성을 관리하고 자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문 회장은 당시 콘서트에서 "부동산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유동성을 잘 확보하고 있으면, 인수합병(M&A) 물건을 하든 새 물건을 사든 다시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DS네트웍스의 전신은 지난 1981년 정 회장의 부친인 고 정승일 회장이 세운 시계제조업체 대승실업이다. 정 회장이 물려받아 국내 굴지의 시행사로 키웠다. 2010년대 들어 세종시, 인천 송도, 서울 마곡지구 등의 우량 택지를 과감히 사들여 분양 신화를 이어갔다. 지난 2020년 매출은 1조6156억원으로 국내 기업 매출 순위 304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