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메가 개발' 1건씩 터뜨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올해는 EFC낙점
흔히 개발사업으로 성장한 운용사로 이지스자산운용이나 마스턴투자운용를 꼽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디벨로퍼 DNA를 갖고 있다. 이지스·마스턴의 초고속 외형 성장세에 가려져 있긴 해도 전담 인력으로 구성된 투자개발본부를 갖추고 있다. 단순 실물 투자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개발업에 관심을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몰 개발 딜은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회사 조직규모가 크다 보니 리스크 관리나 규모의 경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매년 1건씩이나마 메가 개발 딜을 성사시키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는 부동산 개발을 통해 지역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회사의 개발 컨셉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미래에셋센터원 준공부터 쌓아온 개념이다. 당시 시행사 글로스타로부터 선매입해 센터원을 개발했는데 강북을 대표하는 오피스 금융타운을 조성함은 물론 건물 평가이익도 꽤 많이 남겼다.
올해에도 개발 본성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을지로의 새 랜드마크가 될 을지파이낸스센터(EFC) 개발사업 선매입이 그것이다. EFC 개발사업의 정비계획 변경 및 사업인허가를 진행해온 아이비(IB)네트웍스는 최근 선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거래 규모는 3.3㎡당 4150만원으로 총 8172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은 후순위대출(1500억원) 등의 강점을 앞세워 우협으로 선정됐다. 현재 매수자 인터뷰를 거쳐 MOU 다음 단계인 정식 계약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EFC는 서울시 중구 수표동 56-1 소재로 을지로3가 1·2지구에 해당한다. 연면적 6만5700㎡, 지하 7층~지상 24층으로 개발될 계획이다. 내년 2월 착공해 오는 2027년 3월 준공이 목표다. 최신 IT기술과 건축을 결합해 친환경 건축물로 지어진다.
지난해 거래한 메가 딜로는 이마트 성수점 개발사업 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월 이마트는 본사인 성수점을 1조2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미래에셋자산운용컨소시엄과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게임기업 크래프톤도 참여했다. 이 건은 지난해 국내 부동산 딜 중 최대 금액 거래이기도 하다. 현재 토지 소유권은 브릿지론 자금을 마련해 인수한 상태며 건물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건물 개발자금 마련을 위한 본PF 전환은 올해 하반기 예상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마트 성수점을 국내 ICT 산업판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1년 4월에는 게임사 NC소프트와 손잡고 성남 판교 삼평동 641번지 시유지(2만5천719㎡)를 성남시로부터 8377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9년 판교택지개발 당시 판교구청 건립 예정 부지였으나 현재는 임시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판교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개발부지로, 제1판교테크노밸리와 알파돔시티 사이에 위치해 입지적 희소성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C소프트는 토지를 공동 매입했으나 필지를 분할해 NC소프트동과 미래에셋동 등 각각 1개씩 소유한 2개의 오피스빌딩을 지을 계획이다. 각 사업비 1조를 예상한다. 현재 브릿지론 단계이며 미래에셋은 1개동 건설을 위한 본PF를 연내 조달할 계획이다. NC소프트은 사옥 개념의 NC동을 내부 자금으로 건설할지 PF자금을 조달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1조8000억원의 펀드를 설정해 판교 알파돔시티 6-1, 6-2블록을 매입하고 지난 2021년 성공적으로 개발사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 개관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4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개발한 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