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행사 대표가 들려주는 `디벨로퍼가 되기 위한 10계명'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간에 불어넣고 더불어 큰 돈도 벌수 있다는 기대감에 디벨로퍼들이 인기직업으로 뜨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디벨로퍼·시행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주류를 이뤘다.
한탕주의에 빠진 사업가들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부동산 시황에 따라 사업 부침이 심해 금융권의 투자나 대출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디벨로퍼업이 대형화되고 투명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MDM, 신영, 피데스개발, STS개발 등 굵직한 대형 디벨로퍼가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대의 도시 공간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흔히 디벨로퍼는 `마에스트로’이자 ‘코디네이터’로 비유된다.
디벨로퍼는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금융 건설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사업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기 때문이다.
어디에 땅을 사야 할지, 또 설계는 어떻게 할지 , 시공사는 누구를 선정할지, 금융 구조화는 어떻게 할 지 모든 게 디벨로퍼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뿐만 아니다. 한 프로젝트를 개발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돈을 번다. 성공할 경우 자신의 아이디어도 사회에 실현하고 큰돈도 만지는 등 양손에 떡을 쥐게 되는게 디벨로퍼다.
그래서 MZ세대 사이에 디벨로퍼를 꿈꾸는 사람들이 제법 늘고 있다.
최근 30대 중반의 모 대표가 인천 소재 물류센터 개발로 대박을 터뜨려 최종 2500억원의 이윤을 얻어 프로젝트에서 최종 엑시트했다.
그는 이제 디벨로퍼는 물론 건설사와 인베스트먼트(투자회사)까지 거느린 중견 재벌이 됐다. 코인이 아닌 실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선망의 대상이 된 디벨로퍼가 되기 위해선 어떤 소양을 쌓아야 할까.
쉽지 만은 않은 여정이지만 여기 한가지 팁이 있다. 몇해 전 모 시행사 회장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수십년간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자신만의 경험으로 10가지 성공 노하우 탑을 쌓았다. 현인처럼 잘 정돈된 내용은 아니지만 삶의 체험에서 길어낸 교훈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그가 제시한 `디벨로퍼가 되기 위한 10계명'을 공유한다.
디벨로퍼가 되기 위한 10계명
<1>디벨로퍼 리더는 외롭고 고독한 직업이다.
디벨로퍼는 외롭고 고독한 길입니다. 혼자일 때 자신의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신세계를 열 수 있습니다. 디벨로퍼 리더는 외롭습니다. 리더의 책임은 무한 책임입니다. 리더는 변명을 하지 않고 결과로 말해야 합니다. 리더는 또한 숫자로 말해야 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가슴이 따뜻하고 머리는 차가워야 합니다.
<2> 결정이 빨라야 한다
모든 사업을 하려면 시원하게 해야지 성공합니다. 깐깐한 잣대로 따지고 기회를 기다리다가는 누군가가 이미 가져가고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땅을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알고 세상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 포기할줄 모르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해야 합니다.
<3>눈치가 빨라야 한다
장군 즉 지휘관 및 지도자의 덕목은 전쟁터의 판세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군의 힘과 적군의 힘 그리고 싸움의 이유 등등. 디벨로퍼도 전쟁터의 장수(장군)입니다. 클라이언트(고객)가 원하는 것을 비롯해 경쟁사들의 비책을 분석하고 경제의 흐름과 지역의 분석. 타깃 마켓팅 등 처음과 끝의 판세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프로젝트에 최소 비용으로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갑니다
토지 관련법, 건축법, 주택법은 기본으로 알아야 하고 운전자가 운전할 때 백미러가 스치면 내몸도 움츠러들 듯 땅을 보면서 땅과 교감을 느낄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없는 노력과 고통을 수반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꿈이 있어야 합니다
<4>냉정해야 한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힘들어 할 때 피눈물이 나옵니다. 전쟁에서 동료가 총상을 입었는데도 적군이 뒤에서 쫒아오고 있습니다. 이럴 때 본인이 소대원 20명의 리더자라면 어찌 하겠습니까? 1명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조직 19명을 희생 시키겠습니까? 이렇듯 디벨로퍼는 단 1명의 생명도 소중하지만 수많은 개발 관계자와 지역을 대표하는 사업을 택할수 밖에 없는 냉혈인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디벨로퍼 인생은 앞에서 냉혈인이지만 뒤에서 혼자 울어야 하는 길입니다.
<5>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디벨로퍼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선장 디벨로퍼로서 스스로와 항상 싸우고 경쟁합니다. 대표의 작은 실수로 수십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일들이 하루에도 여러차례 있기에 갈등이 많습니다. 특히 디벨로퍼서의 양심과 싸우는 일이 제일 힘듭니다. 여기 저기서 오는 유혹에 대해 거절해야 합니다. 스스로와 매일 싸워야 하는 일입니다. 지도자는 늘 외롭습니다. 오너는 늘 괴롭습니다. 그래도 웃어야 하고 띠뜻해야 합니다. 디벨로퍼는 천원짜리 한장이 있어도 밥도 사고 술도 살줄 알아야 합니다. 디벨로퍼는 일단 성공해야 합니다. 나누어 상생하는 삶을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간 빚었던 오해가 진실이 됩니다. 실패하면 그림일 뿐입니다. 디벨로퍼 화살은 늘 단 한발뿐입니다. 그래서 더 애착을 갖고 온몸을 던져서 준비합니다.
<6>아이디어 싸움이다
말 잘하고 그림으로 포장하면서 마케팅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디벨로퍼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 싸움입니다. 또한 디벨로퍼든 또 다른 분야든 눈물겨운 노력과 연구가 있어야 치킨게임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7>디벨로퍼는 개척자다
디벨로퍼는 일을 저지르고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면서 무슨 일이든 도전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와 실수들로 인해 주변사람들로부터 일만 저지르고 실속없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을지라도 개척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똑같은 경우의 수가 나왔을 때는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수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고 이런 쓰라린 경험들이 하나의 과정이요 업무의 하나입니다. 보석을 찾으러 다니는것이 아니라 돌맹이를 보석으로 다듬어 가는 것이 진정한 디벨로퍼입니다
<8>협력업체와 투명하고 의리있게
모든 프로젝트는 100% 혼신의 힘과 영업력, 그리고 피눈물 나는 시장조사와 수많은 자료를 준비해 고객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최소 10 대 1의 경쟁률을 통과해 프로젝트를 만들어 냅니다.
그 과정에서 디벨로퍼가 모든 업체에 대한 결정을 하다보니 이들에서 업(?)계약이나 뒷돈(?)을 받았을거라고 오해와 불신이 생깁니다.
그런데 모든 협력업체들과 디벨로퍼 임직원은 대표를 믿고 프로젝트에 승차합니다.
디벨로퍼는 욕심을 줄이고 투명하고 의리있게 협력업체를 선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9>대인관계가 좋아야
흔히 사람들은 디벨로퍼가 수천억원의 돈을 이미 만진다고 오해합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식사값을 내고 쪼잔한 사업가가 아니란걸 보여줘야 합니다. 디벨로퍼는 또한 항상 혼자만 호위호식 하는 이기심 많은 사람으로 보이지요. 그래서 주변사람들은 디벨로퍼에 ‘각서’를 요구합니다. 디벨로퍼는 일이 완성될때는 투자자의 약속은 잘 지키지만 각서가 없으면 혼자 독식하는 나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디벨로퍼는 대인관계에서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칼(?) 맞거나 투서(?)로 인해 사업이 망가져 버리기도 합니다.
<10>욕심을 버리고 실패를 두려워 해선 안된다.
디벨로퍼로서 수익은 순매출의 10%만 생각하고 그 이상은 명예와 경험을 갖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디벨로퍼 입니다. 정치인도 사업가도 출마(사업) 해서 떨어(실패)지고 떨어(실패)지면서 경험을 축적해 큰 정치인(사업)이 되듯이 디벨로퍼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개발(시행) 1건 성공하면 2代(대) 먹고 살지만 1건 실패하면 3代(대)가 망합니다, 그만큼 부동산개발은 수많은 경우의 수와 싸우는 힘든 직업입니다. 실패를 두려워 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