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연된 민자 고속도로 건설사업, 새해에`사업협약·제3자공고' 속도내나
지난해 실시협약 체결이나 제3자 공고가 예상됐던 민자 고속도로 사업 일정이 무더기 지연됐다. 특히 사업 제안 시기에 비해 지난해 금리와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를 실시협약에 반영하지 못한 탓에 협약 체결이 극히 드물었다. 실시협약이 체결돼야 금융조달이 가능하기에 인프라금융업계도 딜 가뭄에 시달렸다.
정부의 민자 활성화 정첵에 힘입어 장기간 협상이 지연된 사업 중 일부가 올해 실시협약 체결과 금융조달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금리 급등에 비해 민자도로는 여전히 저수익률에 그치고 덩달아 투자매력도 떨어져 자금조달은 험로를 예고한다.
이에 사업제안 시점 대비 협약 및 금리 조달 시점과의 물가·금리 격차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실시협약 체결 및 제3자 공고가 예정된 주요 민자도로 딜을 추려봤다.
<실시협약 체결 예정>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대우건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의 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 안건이 지난해 12월 16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를 통과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1단계 사업 중 수익형 민자사업(BTO) 구간은 강남구 청담동(영동대교 남단)과 성북구 석관동(월릉교)을 잇는 10.1㎞다.
왕복 4차로이며, 청담·삼성·군자·월릉 4개 나들목에서 진·출입할 수 있다. 추정 총사업비는 9775억원(2015년 기준 불변가), 사업 기간은 건설 5년·운영 30년이다. 서울시가 올 초 사업자인 동서울지하도로(대우건설컨소시엄)와 실시협약을 맺으면 금융조달도 곧바로 이어진다. 이어 실시 설계를 거쳐 하반기 착공될 전망이다.
승학터널(현대건설)
부산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가칭 서부산도시고속도로)과 승학터널 민간투자사업 가협약을 지난 9월 체결했다. 민투심 의결과 시의회 보고 등 관련 절차를 밟은 뒤 상반기 실시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어 금융조달과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9년 초 개통이 목표다. 승학터널 민자사업은 부산 사상구 엄궁동 엄궁대교와 중구 중앙동 충장대로를 연결하는 총연장 7.69㎞, 왕복 4차로 터널을 BTO 방식으로 건설하려는 것이다. 건설 기간은 5년,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오산~용인고속도로(현대건설)
오산∼용인 고속도로는 서오산에서 화성과 수원을 거쳐 용인서울고속도로 서수지TG까지 17.2㎞를 연결하는 민자 고속도로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손익공유형 민자사업(BTO a)으로 진행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컨소시엄(경기중앙고속도로)은 지난해 12월 2일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고속도로의 수원 구간 약 11km 중 8.3km를 대심도 터널로 시공될 예정이나 화성시 4.3km 구간은 지상화로 설계돼 화성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의 대응에 따라 사업 속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서창~김포고속도로(HDC현대산업개발)
서창∼김포 고속도로 사업은 제2경인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인천 남동구 서창분기점(JCT)부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장수나들목(IC)을 거쳐 신김포 톨게이트까지의 구간을 지하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7월 주무관청인 국토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을 지정했다. 국토부와의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연내 실시협약 체결이 예상된다.
발안~남양고속도로(한라컨소시엄)
경기 화성 팔탄면(발안나들목)과 남양읍(국도 77호선)을 연결해 화성 남북축 간선 도로망을 보완할 발안~남양 고속도로 사업은 지난 2020년 5월 민투심에서 의결됐다. 이어 그해 9월 한라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주무관청인 화성시는 연내 민투심 상정을 위해 한국도로공사와 시점부 서해안 고속도로 연결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3800억원 규모인 발안∼남양 고속화도로는 화성 향남지구와 남양뉴타운을 연결하는 총 길이 14.5㎞의 도로다. 화성시 남북축 간선도로망 보완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BTO-a 방식이다.
이수과천복합터널(롯데건설, 사진 노선도)
국내 첫 복합터널인 이수 ~과천 복합터널 민자사업이 하반기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실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시행자는 롯데건설컨소시엄이다.
지난해 여름 물난리 이후 서울시의 도시 치수 관리 목표 대폭 상향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서울시는 방재용 지하터널(저류 배수시설)의 시간당 강수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시간당 95㎜) 기준에서 최소 50년 빈도(시간당 100㎜)로 늘렸다. 실시협상 단계에서 치수 조건이 바뀌면서 협상도 지체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실시 협약을 체결하면 착공은 내년이나 내후년이 될 전망이다.
<제3자 공고 예정>
서울∼양주 고속도로(포스코건설 제안)
서울 경계부터 경기 의정부를 거쳐 양주까지 21.6㎞를 왕복 4차로로 잇는 '서울∼양주 민자고속도로'의 건설사업이 2월께 제3자 공고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연초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민투심)를 통과하면 제3자 제안공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지정하고 실시협약 체결과 실시계획 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2025년 착공하게 된다. 민간자본 등 총 9979억원을 들여 2029년 개통이 목표다.
성남~서초 고속도로(효성중공업 제안)
서울 서초구∼성남 수정구 10.7㎞ 구간에 경부고속도로 지선을 개설하는 성남~서초고속도로는 빠르면 오는 6~7월 제3자 공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간은 터널(3.02㎞)로, 성남 구간은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개설되는 노선이다. 총사업비 4600억원 규모의 성남~서초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서울 서초구 우면동 간 10.7㎞를 연결하는 것으로,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이 제안했다.
평택∼시흥 고속도로 확장(금호건설 제안)
금호건설이 제안한 평택∼시흥 고속도로 확장은 새로 도입되는 개량운영형 민자사업 1호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상반기 민투심 의결을 완료하고, 제3자 공고 등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평택∼시흥 고속도로 확장은 4차선으로 운영되는 이 도로를 6∼8차선을 늘리는 프로젝트다. 시작점에서 마도JCT(분기점)까지는 6차로로, 마도JCT에서 시화JCT까지는 8차로로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