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애로 리츠업계에 기업어음 발행 허용...리츠안정기금 조성은 불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업계를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이 허용된다. 다만 업계가 요청한 공제 성격의 리츠안정기금 조성은 무산됐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시장의 악화에 따른 리츠산업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리츠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라 리츠업계가 자금 조달 애로를 겪고 있는데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마저 떠나 시장여건이 악화됐다. 기준금리가 3.25%로 작년 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하면서 선순위 담보대출금리는 7%(올인 기준)를 넘고 있다. 여기에다 작년 11월 말 기준 상장 리츠(KRX리츠 TOP10 지수 기준)는 작년 6월 말 대비 2배 이상 급락하면서 리츠업계가 상장 연기, 유성증자 모집 실패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리츠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CP 발행을 허용한다. 리츠업계는 그동안 금융기관의 장기 대출에 의존해 자금 조달했으나 최근 1,2금융권으로부터의 대출길이 모두 막히면서 리파이낸싱이나 신규 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리 인상기에는 탄력적 시장 대응과 유연함을 위해 단기자금 조달이 유리한 편이다. CP는 1년 미만 만기 시 증권신고서 제출이 필요하지 않아 단기 자금조달이 용이하다. 국토부는 무분별한 발행을 막기 위해 발행 이전에 국토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을 포함해 차입자금을 조달할 때 대출금만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CP를 혼합할 수 있어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업계가 요구한 리츠안정기금 조성은 불허했다. 리츠업계는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업계 스스로 주요 자금을 모으고 앵커리츠 자금을 일부 출연해 안정기금을 조성하자고 건의했다. 이 기금으로 자금 경색기에 업계 차입금을 융통하자는 취지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중인 앵커리츠는 공모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이 3000억원을 출자해 조성한 블라인드 리츠다. 앵커리츠는 프리IPO(사전 기업공개) 단계에서 공모리츠에 투자할 수 있고,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해 이미 투자한 리츠의 장내 매수, 상장 리츠에 대한 장외거래·유상증자 참여도 한다.
국토부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리츠안정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불허했다.
한편 국토부는 감가상각비를 활용한 초과배당 인정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은 리츠가 직접 실물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에만 감가상각비에 대한 초과배당을 허용해 부동산법인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리츠는 배당 규모가 감소하는 문제가 따른다. 이에 지분율·투자구조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감가상각비 활용 초과배당을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