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펀드 3형제 라인업, '집 나간 투자자' 돌아온다

정부가 영구(만기없는) 폐쇄형 인프라펀드를 허용하고 민자사업의 모태펀드 격인 '출자전용 특별 인프라펀드' 조성하는 한편 공모 인프라펀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중 대체투자 자금의 민자사업 유입 물꼬를 트고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계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

기획재정부는 2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 발표를 통해 이 같은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①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 허용

기재부는 먼저  민간투자법 44조를 개정해 영구폐쇄형(만기없는 환매금지형) 인프라펀드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자산에 대한 신(新)회계기준(IFRS9)이 적용되면서, 금융회사들이 인프라펀드 평가손실을 당기손익에 반영해야 하는 부담으로 투자를 축소해왔다. 특히, 인프라펀드의 주요 큰손인 보험사는 신규 및 추가 투자를 거의 중단하다시피했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가 허용되면 보험사들이 컴백해 인프라펀드 신규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구폐쇄형 펀드는 말 그대로 만기가 없고 환매 청구권이 없는 게 특징이다. 운용업계 및 금융투자협회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검토한 결과 펀드를 주식(지분증권) 보유 요건하고 똑같이 구성하면 회계상 기타 포괄손익 인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사모펀드는 지금도 자본시장법에 따라 만기없는 환매금지형 설정 가능하다.

만기가 없는 대신 펀드 수익자가 전원 청산 결의하면 펀드를 청산할 수 있다.  영구폐쇄형 펀드가 자본조정 항목으로 처리되면 시가평가를 하지 않아도 돼 이로 이한  당기손익 변동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②2000억원 규모 인프라 모태펀드 조성

정부는 이와 함께 민자사업 출자금 모집 지원을 위해 2000억원+𝛂 규모의 '민자사업 출자 전용 특별 인프라펀드'를 내년 1월 선보인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각 1000억씩 시드 출자하고 민간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은 KDB인프라운용이 맡는다.

민간투자법 적용 시설이 투자 대상이며 운용기간은 최대 10년이다.  사업별 출자지분의 3분의 1이내 투자하고 준공시 투자금을 회수한다.  투자금 회수시 생기는 자금재조달 이익공유는 제외된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는 "출자전용 특별 인프라펀드의 사업 참여 시 민간투자자의 출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어  투자자 모집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③공모 인프라펀드 판 키운다

정부는 민투법상 공모인프라펀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사모인프라펀드의 공모 전환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활성화한다. 8월 말 기준 435개 인프라펀드가 운용 중이나,  기관 중심의 평균 900억원의 소액 사모펀드로 운용돼 투자 규모 제약 및 개인의 투자 기회 제약이 따랐다.

정부는 민간투자법 개정을 통해 공모인프라펀드(투융자집합투자기구)의 차입(레버리지) 한도를  자본금의 30%에서 100%까지 확대해주기로 했다. 이 경우 공모 인프라펀드는 민자공급 규모와 금융비용을 감안해 '자본(순자산)대 부채' 비중을 기존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자금조달·운용면에서 사모펀드·리츠보다 불리했던 단점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리츠는 차입한도가 200%에 이른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그간 공모 인프라펀드의 차입한도가 낮아 고금리 시기 방어적인 장점은 있었으나 잦은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연금저축계좌의 투자 대상에 공모상장 인프라펀드도 추가된다.  공모 인프라펀드는 꾸준한 배당지급 및 안정적인 운용실적을 보여 연금으로 운용하기 적합한 상품이나, 퇴직연금과는 달리 개인연금 편입이 불분명했다. 이번 개인연금 편입 허용에 따라 연금 가입자가 인프라 건설에 따른 편익과 투자수익을 향유할 수 있게 되고 공모인프라펀드는 장기 수요기반을 확보하여 국민 재산증식과 민자사업이 동반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금융업계는 기대했다.

정부는 아울러 인프라자산의 의무 투자비율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인프라펀드는 일부 여유자금을 제외한 재산 전부를 국내 인프라 관련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으나, 향후  일부 자산의 국내 인프라 외 투자가 허용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산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거나, 전후복구 사업 등 우리 기업이 시공하는 해외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공모인프라펀드에 대한 지원·혜택이 확대되면서 펀드규모 확대, 수익증권 유통성 확보 등을 위해 사모 인프라펀드의 공모전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량 자산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운용중인 사모펀드 중 공모전환을 통해 투자자에게 우수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팀장도  "현재 맥쿼리인프라가 유일한 상장 인프라펀드이며 발해인프라펀드가 연내 상장 추진 중인데  정부의 지원이 지속된다면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이며 장기적으로 인프라펀드 상장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