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유보 의무가 뭐길래"...유럽 부동산값 하락에 마스턴·KB리츠 `긴장'
유럽에 소유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스턴프리미어리츠와 KB스타리츠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지 대주로부터 적정 LTV(건물 감정가격 대비 대출금 비중) 초과분 만큼 현금을 유보하라는 통지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현금을 유보하면 배당 재원이 줄어들 수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건물값 추가 하락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KB스타리츠는 영국에 투자한 삼성 유럽 본사 빌딩 관련해 지난달 현지 대주인 도이체 판드프리프은행으로부터 대출금 일부의 상환을 위한 자금 납입을 요청받았다. 대출약정상 현금유보 의무(Cash Trap Event)가 발생해서다. 현금 유보란 건물값이 하락해 대출원금이 LTV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배당재원을 유보하고 대출 상환에 대비하라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세빌스UK는 이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 5300만파운드 가치로 매겼다. 감평액 대비 대출원금(3600만파운드)을 비교하면 LTV는 67.92%다. 대출 약정상 현금유보 의무 발생 트리거는 대출 1~3년차 LTV 65% 이상, 4~5년차 LTV 60% 이상이다. 때문에 현금유보 이벤트 해소를 위한 대출금 상환 의무액은 LTV 60%를 맞추는 450만파운드다.
이에 이 건물을 담은 LB영국사모부동산펀드 제18호·제19호의 운용사 LB자산운용은 펀드 수익자에 추가 자금 납입을 요청한 것이다. 수익증권 90%를 KB스타리츠가, 10%를 LB운용이 갖고 있다. KB스타리츠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회사분 약 400만파운드(64억원)를 자체 예비비 재원으로 마련해 납입할 예정"이라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그러면서 "현금유보 이벤트 해소 요건이 발생한 뒤 2회 연속 이자 지급일이 지난 오는 7월 해소될 예정이어서 이후에는 펀드로부터 예정대로 분배금을 수취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도 보유중인 프랑스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와 관련해 현금유보 의무 발생 통지를 받았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달 CBRE가 실시한 이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4480만유로다. 이에 대출원금(3000만유로)의 LTV가 66.96%로 올라 현금유보 기준인 65%를 초과했다. 그 결과 상반기 들어올 임대료 중 88만유로 상당의 현금이 현지에 유보된다고 마스턴 측은 밝혔다.
두 리츠는 이번 이벤트에도 배당을 예정대로 지급할 것이며 배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금리 인상세에 따른 건물값 추가 하락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부동산을 소유하면 대주단이 정기적인 감정평가를 요구하고 이에 따라 LTV가 바뀌기 때문에 현금유보 이벤트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캡레이트(자본환원율)가 올라 건물 감정평가액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건물가액의 LTV 버퍼가 낮은 경우 가파른 금리 상승시 현금유보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런 이벤트는 장기적인 배당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