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GTX-B노선 및 사상해운대도로 사업제안 포기
하나은행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 신청과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을 모두 포기했다. 이에 따라 재공고(고시) 중인 두 사업은 경쟁 없이 각각 신한은행-대우건설컨소시엄(GTX B노선)과 GS건설컨소시엄(사상해운대고속도로)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은행 인프라금융 관계자는 10일 "두 사업 모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라는 상징성이 있어 (입찰)에 도전하려 했으나 재공고 기간이 45일에 그치는 등 관련 준비 기간이 촉박해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최초 공고(고시) 이후 재공고(고시)까지 시간을 벌면서까지 설계사와 건설사 파트너와 물밑 협력에 나섰으나 준비 미흡으로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다.
특히 자재값 인상과 고금리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건설사간 민자사업 수주 경쟁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파트너 건설사를 찾는데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전사적 관심을 가지고 조 단위 대형 민자사업에 대한 재무투자자(FI) 주도형 수주를 준비해왔다.
예비 도전자인 하나은행의 포기로 GTX B노선은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채 단독 응찰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을 확률이 높아졌다. 1차 때 단독 입찰한 신한은행-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등도 합류하면서 최초 고시 때부터 가장 강력한 수주 후보로 꼽혔다.
재공고 중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역시 최초제안자인 GS건설컨소시엄이 제3자 제안 없이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쟁 없이 최초제안자나 단독 입찰업체가 사업권을 가져가는 것이 최근 민자사업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7일 한국환경공단이 평택시 의뢰로 ‘평택시 통복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민자사업’에 대한 참가자격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한 결과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제출했다. 평택시와 환경공단은 재공고를 실시하지 않고 한화건설 컨소시엄만을 대상으로 평가 일정을 진행한다.
지난 9월 제3자 제안 공고된 대장~홍대선 광역철도 민자사업도 내년 초에 사업제안서를 받지만 경쟁 없이 최초 제안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수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빡빡한 사업비를 명분으로 업계간 `나눠 먹기'식 구도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경쟁 촉진을 위해 참가 자격 완화나 대형 건설사들의 연대를 제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