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빌딩 인수 3파전...케펠·신한금융·미래에셋
서울 여의도권(YBD) 하이투자증권빌딩(옛 KTB증권빌딩) 인수 경쟁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싱가포르계 케펠자산운용과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우협) 후보군이다. 이들이 써낸 입찰가는 평(3.3㎡)당 2300만원 중반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도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매각 자문사인 존스랑라살(JLL) 등은 하이투자증권빌딩의 입찰을 지난 7일 벌인 데 이어 11일에 인터뷰를 실시했다.
7곳이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케펠자산운용 블라인드펀드, 신한금융투자컨소시엄, 미래에셋운용 블라인드펀드 등이 평(3.3㎡)당 2300만원중반대라는 최고가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 곳은 블라인드펀드(케펠자산운용, 미래에셋운용)나 그룹계열의 자금(신한금융투자)을 활용할 수 있어 신속한 거래 종결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빌딩에는 주요 임차인이 5년의 임대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임차 운영 후 재개발'이 가능한 건물이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고 있어 재개발시 현재보다 높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케펠자산운용 등의 펀드는 재개발을 염두한 밸류애드(부가가치)성 자금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운용은 우정사업본부(우본)와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에 담기 위해 입찰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본 블라인드펀드의 미소진액은 15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인 미래에셋운용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펀드29호'의 주요 수익자는 국민연금이다.
이번 평당 입찰 가격대는 지난해 7월 거래 완료된 옆 빌딩인 신한금융투자빌딩에 비해 내려간 것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이지스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신한금융투자빌딩을 평당 3024만원에 인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1년부터 미래에셋맵스29호 펀드를 통해 하이투자증권빌딩을 보유해왔다. 10년 만료를 앞두고 지난 2021년 건물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마스턴투자운용이 인수하려다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입을 철회했다. 국민연금은 이후 만기를 3년 연장한 끝에 이번에 재매각에 나선 것이다.
하이투자증권빌딩은 여의도 공원 바로 맞은 편에 있다. 대지면적 3707㎡, 연면적 4만9826㎡다.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