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데이터센터리츠 나오나
국내 리츠(부동산투자회사)상품 중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를 담은 리츠가 탄생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가산동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코람코신탁은 리츠를 설립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자사가 개발 중인 가산 데이터센터의 매각 입찰을 진행한 결과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신탁을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국내외 다수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매각 자문사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와 CBRE코리아다.
매도자와 우협 선정자는 조만간 MOU계약을 맺을 예정이며 이후 우협 선정자는 실사를 거치게 된다. 이어 정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코람코신탁은 실사를 거친 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가산동 데이터센터를 리츠로 담을 예정이며 투자자 승인 추이에 따라 사모리츠나 공모리츠로 정할 예정이다. 일정 비율의 연기금 자금을 유치하면 사모 방식으로 리츠를 설정할 수 있다.
국내 첫 데이터센터리츠 설립 움직임에 리츠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조준현 한국리츠협회 본부장은 "해외 리츠시장처럼 국내도 리츠상품이 오피스와 공동주택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리츠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임대·운영 노하우도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람코운용과 코람코신탁이 데이터센터를 입찰을 거쳐 주고받는 것은 양측의 입맛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람코운용은 현 단계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매각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매수자인 코람코신탁은 인수 이유에 대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딜의 초기 단계여서 양측은 신중한 분위기다. 코람코운용은 코람코신탁의 자회사이지만 공개 경쟁을 거친데다 차이니즈월(이해충돌을 막기위한 내부 통제장치)이 구축됐다고 코람코운용 측은 설명했다.
앞서 코람코운용은 지난 2021년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4800억원을 들여 가산디지털단지 내 6200㎡규모의 부지에 연면적 4만3200㎡(약 1만3000평) 규모의 ‘Tier Ⅲ’등급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다.
초소형(Mini)에서 하이퍼스케일(Hyperscale)까지의 7단계 규모등급 중 세 번째로 큰 매시브(Massive)급 규모다. 부지 매입가는 743억여원이다. 부지 확보와 인허가를 거쳐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 개발 중이었으나 올 들어 매각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틀었다. 준공 예정일은 오는 2025년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