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매입한 마곡 원그로브(CP4), 1.9조 '준공 후 담보대출' 모집 시동
국민연금이 선매입한 초대형 오피스 마곡 원그로브(CP4구역)가 1조9000억원에 이르는 '준공 후 담보대출' 조달에 들어갔다. 모집된 담보대출로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이전받기 위해서다. 소유주가 우량 신용등급의 국민연금인 만큼 이자율을 낮춰 자금 모집을 원하지만 통상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연말에 대규모로 조달하는데데다, 오피스 임대율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 점이 파이낸싱 변수로 꼽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펀드416호'는 최근 1조9000억원 규모의 원그로브 담보대출 조달에 들어갔다. 금융 주관사는 신한은행과 텐세그리티자산운용이다.
국민연금은 담보대출을 조달해 잔금을 납부하고 개발사이자 매도자인 CP4PFV(IRDV·태영건설컨소시엄)으로부터 내년 초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지난 9월 말 건물이 준공됐지만 3개월의 하자 실사기간 등을 고려해 거래 종결일을 늦췄다. 원그로브 매매가는 2조3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이 건물 준공 이전 이지스펀드416호로 선(先)매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3500억원의 계약금을 PFV에 지불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에쿼티 8000억원에다 준공 후 담보대출 1조90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물 매입가(2조3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을 더 마련하는 것이다. 1년 6개월~2년 예상되는 임대차 안정화 기간동안 대출이자와 운영, 관리비 등을 지출할 자금을 감안해야 해서다.
담보대출 금리 희망 타깃은 올인 기준 5%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입해 지난달 준공된 인근 'CP 3-2구역 오피스(케이스퀘어 마곡)'가 올인 기준 5.4% 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 보다 금리를 낮춰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CP3-2구역이 연면적 4만평인데 비해 규모가 2배 이상 큰 9만평 규모의 트로피에셋에 걸맞게 경쟁력있는 금리를 받는다는 구상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코람코가치투자부동산3-3호리츠는 CP 3-2구역 오피스 인수가격 8400억원(거래비용 포함)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먼저 담보대출 조달을 마무리했다.
국민연금과 거래가 많은 금융사 중심으로 원그로브 담보대출 대주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그로브의 예상 임대율이 30%로 기대에 미치지 않는 점은 대주 모집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소유주가 국민연금이라 이자상환 걱정은 없지만 임대율이 2,3년내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점이 부담 요인"이라며 "서울 3개 도심권에 마스터리스가 된 우량 오피스 딜이 많아 이보다 외곽인 마곡 지역 오피스 대출 참여라 고민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곡 원그로브는 담보대출 모집과 함께 7개 LM(임대차)기업을 내세워 '임차인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역 항공사와 공유오피스 플래그원, 바이오기업 인비트로스 등 3곳을 임차인으로 확보했다. 건물 측은 평당 1650만원에 비교적 저렴하게 선매입한 건물이어서 임대료 경쟁력이 있는 만큼 시차를 두고 임차인이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원그로브의 연면적만 약 46만㎡에 달해 콘래드호텔이 포함된 여의도 IFC 크기(연면적 약 59만㎡)에 필적하는 규모이며, 서울에서 3번째로 큰 오피스 건물이 될 예정이다. 오피스 면적만 31만3243㎡으로 마곡중심업무지구 나머지 3개 구역 오피스 면적의 총합인 61만9600㎡의 절반을 차지한다.
원그로브 건물은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까지 총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지상 3층~11층 오피스의 기준층 바닥면적은 동당 약 4000㎡로 국내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