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9월 준공 마곡 원그로브에 총 8000억 투자
오는 9월 준공을 앞둔 서울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One Grove)가 임차인 채우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원그로브 건물주인 국민연금이 총 8000억원을 투입한다.
여의도 IFC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인 만큼 임대차 안정화 기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매입가 외에 건물 운영 자금 등이 추가 필요해서다. 다만 평당 1650만원에 비교적 저렴하게 선매입한데다 서울 서부권 랜드마크 오피스여서 임차인을 채우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9월 준공에 맞춰 원그로브를 2조3000억원에 매입한다. 매도자는 CP4PFV(이지스자산운용·IRDV·태영건설컨소시엄)이다. 국민연금은 이 건물 준공 이전 펀드(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펀드416호)를 설정해 선매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3500억원의 계약금을 PFV에 지불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에쿼티 8000억원에다 준공 후 담보대출 1조90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물 매입가(2조3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을 더 투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기존 건물 인수에 투입될 4500억원 외에 3500억원을 추가 마련하기로 했다. 건물의 준공 후 담보가는 약 3조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준공 후 담보대출 관련, 조만간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 1월까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상환해야 할 기존 PF대출 1조8700억원의 만기가 내년 3월이어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PF대주단에는 신한은행 교보생명 푸본현대생명 산업은행 단위신협 등 56개 금융사가 참여했다. 당초 PF대출금은 1조5000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 말 소진돼 1년 기한 연장하면서 3700억원이 더 투입됐다.
국민연금이 매입가 보다 4000억원 많은 2조70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은 1년 6개월 예상되는 임대차 안정화 기간동안 대출이자와 운영, 관리비 등을 지출할 자금을 감안해야 해서다.
통상 대형 오피스가 준공되면 어느정도 준공 후 공실을 감수해야 한다. 원그로브의 업무시설은 여의도 IFC 크기와 맞먹는 10만평이고, 저층 상가시설은 4만평이다. 이중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상가시설 중 절반인 2만평을 사용하기로 예약됐을 뿐 나머지 상가와 오피스는 아직 임차인을 채우지 못했다. 공사 도중 올 초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사태를 겪으면서 임차 마케팅이 3~4달 지연됐다고 한다. 때문에 오피스는 거의 공실에 가깝다.
현재 CBRE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등 7개 메이저 LM(임대차관리)기업이 마케팅을 펼치는 등 임차인 채우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 몇 곳이 둘러보는 등 사옥 용도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준공 이후 3개월은 실사 점검과 하차 체크 등으로 임차인이 사무실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도 애로점으로 꼽힌다. 이런 하자 체크 기간을 고려해야 하고 건물 연면적이 워낙 큰 점을 감안하면 임대차 안정화하는데 1년 6개월을 예상한다. 다만 평당 1650만원에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한 것이어서 임대료 경쟁력이 있는 만큼 시차를 두고 임차인이 채워질 것으로 건물주 측은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오피스인 만큼 초기 공실률은 어느정도 가져가야 한다"면서도 "서울 주요 오피스가 평당 평균 3000만원인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원그로브을 저렴하게 매입하기 때문에 초기 임대차 목표치인 30%(3만평)의 임대는 채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