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B노선 사업권 입찰, `대우건설-신한은행' 1강 분위기에 다른 금융사들 `할게 없네'
이달 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민자 시설사업기본계획(RFP)가 고시된 가운데 물밑 사업 신청자로 `대우건설-신한은행'컨소시엄의 1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사업 참여를 기대했던 은행 등 금융사들은 막상 뚜껑이 열리자 싱거운 게임이 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하고 있다.
29일 민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현재 노선 설계와 함께 포스코건설 및 현대건설을 상대로 단일 컨소시엄 구성 및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 대우건설이 대표 주간사 자격으로 포스코건설 및 현대건설과 물밑 접촉중이며 긍정적으로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3개 대형 건설사의 연합이 최종 확정되면 잠재적 사업 참여자 가운데 가장 강력한 컨소시엄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당초 GTX B노선 사업권 경쟁이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3개 대형사가 단일 컨소시엄 참여를 논의하게 된 배경에는 과도한 사업 경쟁에 따른 출혈을 방지하자는데 내부 컨센서스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건설자재 폭등과 금리 인상 여파에 민자 사업 운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대우건설과 신한은행은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2018년 따낸 GTX A사업 형태와 마찬가지로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민자사업 운영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GTX C 사업을 놓친 신한은행은 이번 A노선의 사업권에 대해 수주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GTX A 사업 때의 시나리오 대로라면 신한은행은 FI주간사이면서 전체 자금 조달을 책임지는 단일 금융사로 사업에 참여한다. 여러 금융사와의 금융조건 협의 절차를 줄이고 파이낸싱 기간도 단축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다른 시중은행들은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특성상 여러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다른 은행들은 사업 참여를 위해 딱히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금융주간사 자격으로 사업 투자자금 총액을 인수한 뒤 추후 금융사들을 상대로 셀다운(자금 재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셀다운 형태의 참여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업 입찰 준비 초기 대우건설컨소시엄이라는 강력한 후보군 형성 분위기에 금융사들은 맥 빠진 게임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참여 제출일까지 아직 세달여 준비 기간이 남아있어 복병이 등장할 소지도 남아있다.
인프라 전문 디벨로퍼인 RTB코리아(한국인프라디벨로퍼)와 하나은행도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 경쟁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RTB코리아 관계자는 "1년 정도 준비했다"면서 "유력 증권사와 컨소시엄 구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RFP 고시내용에 따르면 GTX B노선의 본 사업 신설구간은 인천광역시 인천대입구역~ 서울특별시 용산역(약 40km)이며 · 기존선 공용구간은 서울특별시 상봉역(경춘선 접속부)~ 경기도 마석역(약 23km) 이다.
추정 총사업비는 3조8421억원(2020년 12월 31일 기준 불변가격)이다. 사업 추진 방식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 Build Transfer Operate) 방식이다.
사업 신청자가 5인 이상의 출자자로 구성되는 경우 상위 3인 출자자의 지분율의 합은 50%이상이어야 하며, 최상위 출자자의 지분율은 25%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액의 토목건축공사업 부문 상위 10위 이내 업체 중 6개업체 이상은 하나의 사업신청자(법인)에 동시에 출자할 수 없다. 관리운영권 설정기간은 운영개시일로부터 40년이다.
2단계로 구분해 사업자를 평가하고, 1단계 평가(사전적격성심사)를 통과한 사업신청자에 한해 2단계 평가(기술부문, 교통수요부문, 재무부문, 가점 평가)를 실시한다.
1단계 평가(사전적격성심사) 자료와 2단계 평가(기술부문, 교통수요부문, 재무부문, 가점 평가)에 필요한 서류는 RFP 고시 다음일로부터 120일째 되는 날까지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