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CP) 5.5%-양도성예금증서(CD) 4%...자금경색 지속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의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 오름세가 계속 이어지는 등 자금 경색 현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 격인 CP 금리는 지난 9월 22일부터 지난 25일까지 45일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중 최고치 행진을 하면서 연 5.50%까지 치솟았다.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달 '50조+α(알파)' 규모의 시장 안정책 등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단기자금시장 경색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시장 안정 대책 이후 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면서도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쏠림현상은 아직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에 기업은 CP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부담스럽고, 설령 발행하더라도 이를 매입할 주체가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CP 시장의 주요 주체인 증권사가 CP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맡아 먼저 CP 물량을 대납한 뒤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대납할 자금이 없어 CP 투자자가 있어도 중개를 못 하고 있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약 14년 만에 연 4%를 넘어섰다. 25일 기준 91일물 CD금리는 연 4.03%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2일 CD금리가 연 4%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2008년 12월 23일 연 4.03% 이후 약 14년 만이다.
CD금리는 지난 1월만 해도 연 1.30% 수준이었으나 올해 내내 상승세를 지속해 4%를 넘어선 것이다.
CD는 은행이 양도 가능한 권리까지 부여해 발행하는 증서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채권처럼 자금조달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다.
CD금리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PF 대출 금리 산정에도 사용되는 만큼 CD금리 인상은 PF 금리 인상으로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표준 PF대출 주관 금융기관은 CD 3개월물 +1.50%(가산금리)의 대출금리로 대출을 실행한다. 이밖에 은행들도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라 기존의 회사채 기준금리를 활용한 3년 고정 금리 보다는 CD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 중에는 메리츠증권이 CD 기준금리에다 스프레드를 얹는 방식으로 PF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시장지표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