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재구조화'-국토부 '리츠'...PF해법 키워드
정부가 침체에 빠진 부동산PF시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질서있는 정상화'는 정부의 공통된 목표이지만 부처별 실행 해법이 조금 다르다. 금융위원회가 '사업 재구조화'에 역점을 뒀다면 국토교토부는 '리츠' 카드를 활용한 정상화에 방점을 둔다.
특히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시장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리츠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재구조화 방식이라 리츠 방식이나 뉴머니가 유입돼 부실사업장의 정상화 해법을 찾는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다만 양쪽 모두 수익성이 어느정도 보장돼야 신규 투자자와 자금이 유입될 것이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실사업장 재구조화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의 경·공매를 통한 재구조화를 중점 유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건설업계와 간담회에서 "PF대주단 협약 과 금융기관의 PF사업성 평가기준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는 등 부실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촉진해 PF시장의 질서있는 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주단 협약 개정은 대출기한 연장 기준을 높이고,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해 부실 사업장의 손바뀜을 쉽게 하는 게 핵심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말 건설 및 금융계 간담회에서 "협약 개정을 통해 사업성이 악화했거나, 착공된 지 오래돼 사업성이 거의 없다시피 한 브릿지론 사업장을 신속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충당금 적립 강화 영향도 경공매를 통한 재구조화 사례를 촉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도하는 사업 재구조화 사례로는△토지 공매를 통한 가격 인하로 사업 재추진 외에도 △사업용도 변경을 통한 사업성 제고(예 브릿지론 단계의 물류센터를 데이터센터로 전환) △선순위 채권 매입을 통한 사업성 개선 △만기 구조 변경을 통한 사업 안정성 제고 등이 있다.
정리·재구조화 활성화를 위해 금융지주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한 정상화지원펀드의 모범 사례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부실사업장의 매수 기반 확충 등을 위해 금융권 정상화 지원펀드의 조성규모도 확대된다. 이달 중 여전업권 펀드와 저축은행업권펀드가 각각 2000억원, 757억원 추가 조성된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중,후순위 채권단의 시행사업 출자 전환을 통한 사업장 정상화 방안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자본금으로 전환해 이자 부담을 낮추되 추후 정상화에 따른 사업이익을 시행사와 공유하는 형태다.
리츠 방식을 활용한 PF사업 지원
국토부는 리츠 방식을 활용한 PF사업 지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PF로 전환하지 못해 경매 위기인 사업장은 주택도시기금이 투자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로 전환을 지원하고. 준공 후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은 세제지원을 받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ㆍ한국부동산원ㆍ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오는 8일 오후 2시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ㆍCR리츠 관련 설명회도 개최한다.
8일부터 30일까지 공공지원리츠와 CR리츠의 수요조사를 받고 리츠 인가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기금투자 위원회심사 및 리츠인가 절차 병행 등을 통해 행정절차 기간을 단축하고 리츠 참여요건 완화 등 합리적인 규제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일 간담회에서 "지방 미분양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번에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츠 전문가인 박장관은 이번 기회에 건설업계를 살리고 리츠산업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금 지원과 세제 혜택이 접목된 리츠방식은 어려움을 겪는 PF사업 정상화와 함께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주거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츠방식이나 재구조화가PF시장 정상화를 촉진하겠지만 수익성 확신이 서야 신규 민간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리츠업계는 공공지원민간임대리츠와 CR리츠 지원을 환영하면서도 수익성이 보장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본다. 국토부는 미분양 리츠와 관련, 업계가 요구해온 양도차익 추가 과세 면제나 LH의 매입확약은 이번 지원대책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앞으로 미분양 상황을 봐가며 도입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공매 등을 통한 사업 재구조화도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눈높이가 여전해 유찰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성이 저하된 부실‧연체 사업장임에도 경‧공매 입찰가를 여신잔액보다 높게 설정해 낙찰자를 찾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