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색에 도시개발·산업단지개발사업 토지보상 곳곳 지연
민간 사업자가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과 산업단지개발사업 지구에서 토지 보상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PF대출 길이 막히면서 토지 보상을 위한 사업자금을 끌어오지 못한 탓이다.
15일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시행사가 사업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토지보상 절차가 표류하는 개발사업지구가 늘고 있다.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 도시개발사업’은 지난해 11월 감정 평가를 완료한 데 이어 협의보상을 시작하려 했으나 올해 상반기로 보상시기를 미뤘다. 브릿지론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는 파주시 서패동 일대 44만9380㎡에 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로 종합의료시설(대학병원)과 혁신의료연구단지, 바이오 융·복합단지 등을 조성하는 파주시 역점사업이다. 민관합동 SPC인 파주메디컬클러스터에는 파주도시관광공사(20%), 현대엔지니어링(10%), 하나은행(5%), 시행사 PMC(65%)가 지분을 갖고 있다.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7월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공익성 심의에서 파주도시관광공사 출자 지분을 당초 20%에서 50%로 상향하는 등의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출자 지분을 파주도시관광공사가 50%로 늘리고 시행사 PMC 지분은 35%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시의회의 출자전환 동의를 받기 위한 관련 서류 제출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난해 말 시의회 동의가 무산됐다. 이에 조건 미충족으로 브릿지론이 무산돼 협의보상 일정도 덩달아 지연된 것이다.
시행자 측에 따르면 1월 중으로 토지소유주에게 협의보상가를 통지할 예정이지만 협의보상 개시는 빨라야 상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행자가 보상금 마련을 위한 PF대출을 일으키기 위해선 ▲파주도시관광공사 지분 50%로 상향 ▲시행사 토지 확보 50~60% 이상 등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향후 일정은 유동적이다.
천안 제6일반산업단지도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부동산 PF대출 실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 일정을 미뤘다.
천안 제6일반산업단지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일원 96만6633㎡에서 총 사업비 3670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민관합동 방식으로 추진 중으로 지난해 8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천안제6산단가 시행자다.
지난해 6월 개시된 편입토지 감정평가가 완료됐지만 이 역시 PF대출이 불발돼 당초 작년 10월 예정이던 협의보상 일정은 멈춰섰다. 시행자 측은 PF대출약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오는 3월에서 4월경 토지보상을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2월로 예정된 준공 일정도 순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북 청주시 영운근린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업시행자인 영운공원개발아 PF시장의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토지보상비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일시중지됐다.
영운근린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청주시 상당구 일원 11만9072㎡, 총 사업비 162억4599만원 규모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영운근린공원은 공원 보존을 위해 전체 면적의 70%는 공원시설, 30%는 비공원시설로 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2020년 6월 실시계획 인가까지 이뤄졌지만, 지가 상승으로 부담은 늘어난 반면 부동산 PF대출 시장 경색으로 토지보상비 확보 일정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향후 사업 추진 일정이 불투명하다.
경남 창원시 ‘덕산 일반산업단지’도 부동산 PF대출 시장이 얼어붙자 지난해 12월 15일 자 단지계획(변경) 승인 고시를 통해 사업 기간을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3년 연장했다.
덕산 일반산업단지는 창원시 의창구 덕산리 일원 25만80㎡에 추진 중인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1026억100만원이다. 사업시행자는 SPC인 덕산일반산업단지다. R&D(연구개발) 시설과 기계·장비업종 유치를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4월 보상계획 열람이 공고됐지만 부동산 PF대출 협의가 지연됨에 따라 토지보상 절차도 미뤄져 토지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창원시에 따르면 오는 7월 협의보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나, 이 역시 PF대출 조달 조건 충족이 전제조건인 만큼 사실상 향후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파주 메디컬 클러스터 위치도(자료:지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