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에서 인재를 키우지 않는 문제와 AI활용
필자가 1990년 초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입사했을 때 회사 연수원에서 3개월 집체교육을 받았습니다. 이어 본사 건축부(견적, 예산, 인사 업무)로 발령받고 나서는 저보다 1년 먼저 입사한 선배와 1대1로 짝을 이뤄 '도제'식으로 일을 배웠습니다.
1년 선배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각종 지식을 배웠는데 여기에는 청사진(설계 도면을 인화하는 고전적인 방법) 굽는 법도 있었지요.
제가 잘 하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맞춤형으로 지도를 받았습니다. 물론 1년 고참 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로부터 '노하우'를 교육받았습니다.
종종 교육이 끝난 후 종로 청진동 골목 '쌍쌍 호프'에 모여 생맥주도 마셨고요. 당시 혼도 많이 났지만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정이 많이 쌓이고 좋은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이런 '도제식 교육'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건설사 내부를 들여다 보면 경력직 직원이 많아졌습니다. 본인들이 각자가 배운 방식대로 업무를 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 기회가 대폭 줄었거나 없어졌습니다. 기존 직원에 대한 교육도 집체 교육보다는 온라인 교육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건설사 직원들의 실력이 대체적으로 많이 낮아졌다는 게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이는 공사원가 산정 정확성, 건설기술 지식 부족, 현장 관리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설사 직원 교육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AI를 통해 '도제교육'의 장점을 살리고 직원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면 매우 좋겠죠. AI를 건설사 직원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봅니다.
✅AI 기반 맞춤형 학습 시스템 만들기:
ㆍ개인별 경험과 숙련도에 따른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 제공.
ㆍ실시간 피드백과 교정을 통한 효율적인 학습.
ㆍVR/AR 기술과 결합하여 실제 현장과 유사한 가상 교육환경 구현.
✅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
ㆍ베테랑 기술자들의 노하우를 AI가 학습하여 데이터베이스화.
ㆍ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해결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
ㆍ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문제해결 지원.
✅현장 안전관리 강화:
ㆍAI 기반 안전교육 시뮬레이터 도입.
이처럼 AI를 건설사 직원 교육에 활용할 때 아래와 같은 효과가 기대됩니다.
✅교육의 표준화와 효율성 향상:
ㆍ일관된 품질의 교육 제공 가능
ㆍ시간과 비용의 절감
✅지식의 체계적 보존과 전수:
ㆍ숙련된 기술자들의 암묵지를 형식지화.
ㆍ세대 간 기술 격차 해소.
ㆍ지속적인 기술 발전 도모.
✅현장 적응력 강화:
ㆍ실제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 향상.
ㆍ문제해결 능력 배양.
ㆍ안전의식 제고.
그렇다면 건설교육에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먼저 데이터를 구축해야겠죠.
ㆍ현장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 수집.
ㆍ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ㆍ지속적인 데이터 업데이트.
그리고 'AI를 활용한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되겠죠.
도제식 교육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기술을 접목한 AI기반 교육 시스템의 도입은 우리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현장에서 K건설 경쟁력을 중국 등 외국 건설사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 건설산업 인재들의 실력과 노하우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첨단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