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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선호하지 않는 매입·매각 중개 유형 3가지

민성식
- 11분 걸림 -
사진=블루닷

빌딩시장은 주거용과는 달리 그 수요가 제한적이고 거래 금액대가 큽니다. 때문에 임대인이 직접매각 하기보다는 중개인을 활용하여 부동산을 매각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공인중개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매각금액이나 거래 종결 시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개인의 역량에 따라 거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는 일이 많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빌딩시장에는 수많은 중개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실적을 위해서 공인중개사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현업에서 매입매각자문 업무를 하면서 경험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임대인이 싫어하는 중개인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매각 금액을 제안하는 유형

부동산을 매각하고자 하는 임대인은 당연히 자기가 보유한 부동산을 높은 가격에 팔고자 합니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서 부동산 매각 자문을 수주하고자 하는 마음에 시장과 괴리가 있는 가격을 제안하는 중개인들이 있습니다. 부푼 꿈을 가진 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감언이설을 통해 안심시키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 상황 등으로 핑계를 대면서 매각가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득하는 식입니다.

물론 중개인도 거래를 성사시켜야 돈을 벌기 때문에 무턱대고 비현실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임대인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실현 가능하지 않은 가격과 가망 매수자 등을 제안하는 일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부실한 제안입니다.

임대인보다 시장 상황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중개인의 관점에서 적정한 시장 가격을 제안하고 충분한 설명을 통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제안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임대인 우위 시장이라면 기대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때에 따라서는 냉정한 제안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에 관계없이 내 부동산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임대인에게 씌어진 콩깍지를 벗겨주는 역할을 중개인이 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임대인 주변에는 부동산에 대해 정확한 파악은 하지 않은 채 근거 없이 들었던 이야기를 통해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시장의 데이터와 사례를 들어 현실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공인중개사가 도움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한 역할 없이 정보 전달만 하고 수수료를 받으려고 하는 유형

상업용 부동산 매입매각 업무를 하다 보면 중개인의 역할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달받은 매물만을 짜깁기를 해서 퍼뜨리기만 하고 정작 자산에 대한 수지 분석이나 계약 현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매각 의사가 불확실한 정보임에도 마치 매도인을 대행하는 것처럼 업무를 하는 중개인들도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매각 자산들에 관심을 가지고 협의를 진행하려고 미팅 요청을 하면 중간에 다른 중개인이나 관계자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처럼 임대인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정리조차 못하는데 매각을 하겠다고 하는 중개인들도 있었습니다.

중소형 빌딩을 매각 계약을 체결하려고 중개인 한 분과 협의를 했는데 나중에 계약 체결할 때는 여러 관계자들이 함께 나타나서 당황했다는 에피소드도 종종 듣곤 합니다. 아마도 어떤 식으로든 일단 발은 걸쳤으니 본인들도 일정 부분의 수수료는 받아야겠다는 심산으로 현장에 나타난 것입니다.

이런 유형의 중개인들은 대개 전문성은 없고 시장의 정보들만 취합해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의도가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임대인들이 매각을 할 때 전속 중개를 잘 주지 않다 보니 생겨난 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개인이라면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현황을 분석을 통해 정확한 수익률이나 마케팅 전략 등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매각한다는 정보만 활용해서 수수료를 받으려다 보니 공인중개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부동산 중개에서 임대인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유형 중에 하나가 별다른 역할을 한 게 없는데 수수료를 지급해야 할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검토할 사항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언 등을 통해 임대인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확인해 주고 협상에 있어 껄끄러운 부분들을 중개인이 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들어간 서비스 제공 없이 최대치의 수수료를 받고자 하는 중개인을 좋아할 임대인은 아무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거래 성사를 위해 무리하게 매각가를 깎는 유형

얼마 전 지인 출판사 대표를 만나 대화를 하던 중 중개인으로 부터 불쾌한 일을 겪은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보유하고 있는 꼬마 빌딩을 매각하려고 여러 중개인들을 통해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몇 차례 가격을 조정하고 나서야 몇몇 잠재 고객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 가격으로 중개인을 통해 잠재 매수자와 협의가 거의 완료되었고, 곧바로 도장만 찍으면 거래가 완료되는 단계까지 와서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인 곳에서 중개인이 무리하게 가격 조정을 요구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매각을 철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말을 바꾼 중개인에게 기분이 상한 것은 물론 계약까지 없던 일이 돼버린 것입니다.

일부 중개인들 가운데 위 에피소드처럼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서 여기까지 왔으면 임대인이 불리할 것이기 때문에 양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불편한 제안을 하는 분들도 가끔씩 있습니다. 그간의 논의하고 협의된 내용은 무시하고 한 번 찔러라도 본다는 생각으로 당황스러운 제안을 하는 것은 중개인이 하는 최악의 행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제안은 그간 매각을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경우는 대부분 매각이나 매입을 하는 당사자가 처한 상황의 약점을 노려 거래를 완결하거나 그 차익이 본인의 성과 수수료로 받기 위한 중개인의 잔머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의 제안으로 거래도 성사시키고 돈을 벌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협상 방법은 오히려 독이 돼 거래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됩니다. 오랜 시간 끌고 온 협상의 결렬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동산 거래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일이고 거래 금액이 크다 보니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간혹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이나 편법을 활용해 거래를 이끌어 내면 큰 수수료를 벌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용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중개인이 일회성 거래가 아닌 지속 가능하게 생존을 하고자 한다면 멀리 길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강하고 경쟁도 치열하여 때로는 혼탁한 일들도 발생하기 때문에 신뢰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정보가 유통이 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 네트워크에 참여하려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빠르게 진행된 편법 거래 한 건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정상적인 거래 한 건이 고객을 늘리는 지름길입니다. 예를 들어, 매각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만족했다면 두 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한 것이지만, 누군가 손해를 봤다면 그 거래는 일회성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한 쪽 고객마저도 잃어버릴 뿐입니다.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미래의 잠재 고객을 더 많이 늘려나가는 게 기본적인 전략이 돼야 합니다.

누구나 한 번 거래를 하려고 어려운 시험까지 쳐가며 공인중개사가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공인중개사가 지속 가능한 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아가는 충분한 시간과 제대로 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된 길을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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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시장오피니언

민성식

친절한 부동산선배 민성식입니다. 스파크플러스 솔루션세일즈팀에서 빌딩밸류애드 관련 솔루션을 세일즈하는 업무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매주 상업용 부동산 뉴스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성식 리더의 홈페이지는 이 주소(https://www.minsungsik.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주간의 상업용 부동산(CRE) 이야기를 정리해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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