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권(CBD)에서 늘고 있는 오피스빌딩 매물
올 들어 서울 중구 도심권(CBD)에서 대형 오피스 매각 물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매각을 원하는 신규 물량 건수가 강남권(GBD)을 압도하는 것으로 오피스업계는 분석한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매각 딜이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매물이 나오면서 주인찾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씨티스퀘어(연면적 3만8000㎡)와 정동빌딩(3만9343㎡)이 나란히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 또는 설 연후 직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마케팅에 착수한다. 씨티스퀘어와 정동빌딩의 소유자이자 매도인은 각각 한강에셋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이다. 펀드 만기를 앞두고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소유한 중구 무교동 '더 익스체인지 서울(2만9481㎡, 옛 코오롱빌딩)'은 매각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GIC는 매각 자문사에 CBRE코리아와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다.
지난해 말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로 보유한 중구 케이스퀘어시티(3만9624㎡)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퍼시픽자산운용을 선정하고 MOU를 체결했다. 퍼시픽운용은 우선주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거래 종결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 대신증권도 중구 본사 사옥(대신파이낸스센터,5만3369㎡ )이 매각을 재개하고자 잠재 매수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마스턴투자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을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서 연면적 1만평 이상의 코어급 자산 매물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다만 연초 비슷한 시기에 여러 빌딩 매물이 동시에 나와 매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심의 빌딩 매도 물량이 두드러지는 것은 오는 2026년 이후 도심에 오피스 공급이 집중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성식 에이커트리 매입매각자문팀장은 "과거에 CBD지역이 오피스빌딩의 초과 공급으로 임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을 어떻게 예측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 도심 매물의 매각 과정을 지켜보면 그 향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BRE에 따르면 2026~2027년 총 105만㎡ 규모의 A급 오피스 신규 공급이 예정됐으며 이 중 약 40%인 91만㎡가 도심권에서 집중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도심권 공급이 21% 성장하면서 서울 A급 오피스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CBRE 관계자는 "도심권에서 준공 예정인 A급 오피스 중 66%인 70만㎡가 을지로 및 세운 재개발 구역을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이라며 "향후 도심권역의 A급 오피스 지형도 현재 광화문 및 종로 중심에서 을지로지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공급 중 일부는 선매입을 통해 사옥 용도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며 실제 일반 임대용 공급 규모는 예상보다 축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