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셋' 설욕전 성공한 이지스운용·교공, SI타워 인수 낙점

이지스자산운용이 교직원공제회(교공)의 장기지분형 블라인드펀드를 앞세워 서울 강남권 핵심 오피스 자산인 ‘SI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교공의 이 블라인드펀드와 함께 강남 ‘더에셋(삼성화재 본사)’ 인수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던 이지스운용은 이번 딜로 설움을 만회하게 됐다.
26일 오피스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전일 강남구 테헤란로 203에 위치한 SI타워 인수 우협으로 이지스운용을 낙점했다. 양측은 다음 주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지스운용은 평당 4400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제안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앞세워 우위를 점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입찰에는 총 9개사가 참여했으며, 이 중 6곳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이번 인수는 교공의 장기지분형 블라인드펀드에서 미소진 자금(드라이파우더) 약 3000억~4000억 원을 활용해 리츠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공은 2021년 만기 30년짜리 초장기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며 우량 오피스 자산 확보에 나섰고, 해당 펀드는 이지스운용이 위탁 운용 중이다.
이지스운용은 이 펀드를 활용해 지난해 하반기 강남역 인근 ‘더에셋’ 입찰에도 참여했지만, 당시 삼성화재·삼성SRA자산운용 컨소시엄에 밀려 최종 인수에 실패한 바 있다. 더에셋의 평당 거래가는 4500만 원 수준이었다. 이번 SI타워 인수로 이지스는 당시의 아쉬움을 털어내게 됐다.
이지스운용은 최근 교공과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교공의 서울 양재동 소재 ‘더케이(The-K)호텔서울’ 부지 재개발 사업의 위탁 운용사로도 선정된 바 있다.
한편, SI타워는 대지면적 3580㎡, 연면적 약 6만6085㎡(약 2만 평)의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 8층~지상 24층 규모다. 현대모비스 본사로 사용 중이며, 노키아, 한국산텐제약 등도 입주해 있다. 연면적 기준으로 이번 매각 총액은 9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