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조성 `베트남 신도시 복합개발' 파이낸싱 차질...후순위 기관, 2000억 투자약속 철회
대우건설이 조성하는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복합개발사업의 금융조달 약정이 연기됐다.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대주로 참여하기로 했던 C자산운용이 마음을 바꿔 투자 약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5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스타레이크 신도시 B3CC1블록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과 KB증권은 당초 이달 중 3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약정을 사업주인 대우건설과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0억원의 후순위 대출에 참여하기로 했던 C자산운용이 약정 직전 갑자기 투자를 철회한다고 통보했다. 준공 후 실물자산의 우선매수권 관련 매입 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인 철회 이유다. 그러나 업계는 금융 혼란기에 위험도가 높은 해외 후순위 대출에 대규모로 참여하는데 이 운용사가 부담을 느껴 포기했을 것이리고 예상했다.
이에 이달 중 금융 약정에 이어 이달 말 현지 착공식 개최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KB증권은 다른 후순위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투자인데다 금액도 커 대체할 후순위 투자자 찾기에 상당기간 소요될 전망이다. 만약 찾지 못하면 KB증권이 사내 재심사를 거쳐 부족 잔액을 떠안아야 한다.
이번에 펑크난 2000억원으 후순위를 제외하고 전체 선순위 대출과 일부 후순위 대출의 경우 대출 참여기관을 찾았다. 산업은행은 자신의 주선분 1억5000만달러 대출을 자체적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KB증권은 나머지 1억5000만달러의 자금 모집을 맡았는데 1억 2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대주단에 국민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후순위 4800만달러 중 참여 예정 기관은 키움증권과 KB캐피탈이다.
선순위 금리(변동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3%이고, 후순위는 연 11%대이다.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가 추가될 경우 기존 주주 차입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해 추가 사업비를 차입해 충당할 예정이다.
이달 약정 무산으로 시공사이자 실질적 사업 주체인 대우건설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책임준공 기간이 정해져 있어 가급적 조속히 착공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은 JR투자운용의 사모부동산펀드(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2호)이지지만 대우건설이 펀드 지분 35% 가진 최대주주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이전에 추진한 개발사업이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0년 초 국내 금융기관들과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장기간 사업 진행이 보류됐다.
2년 8개월을 거쳐 겨우 사업이 정상화되나 했더니 금융시장 혼란기를 맞은 것이다. 다만 현지 인허가는 다 마친 것이 위안거리다.
B3CC1블록은 오피스빌딩 1개동과 호텔·서비스드레지던트 1개동 등 2개동으로 구성되며 2개 건물을 잇는 상가포디움으로 구성된다. 호텔·서비스드레지던트 1개동은 준공 이후 신라호텔이 총괄 운영한다. 오피스빌딩은 어느정도 건물이 지어진 상태에서 분양이나 매각, 임차인 모집에 나서게 된다.
건물 준공 이후 1~2년 운영하고 이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통해 엑시트(EXIT)한다는 게 대주단의 기본 구상이다.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인근은 최근 개발 압력이 고조되는데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여서 4,5년 뒤 매각시 충분히 제값을 받을 것이란 게 대우건설과 대주단의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