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홍대선, 사상해운대도로' 이달 중 제3자 제안공고.. 은행권 `눈독'
`대장홍대선' 과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등 굵직한 민자사업이 각각 오는 15일과 19일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문(RFP)를 내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대형 민자사업에 장기간 목말랐던 은행권 인프라금융부서도 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최상대 제2차관 주재로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장∼홍대 광역철도 건설사업과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심의, 의결했다.
이번 의결에 따라 민간투자사업 대상으로 공식 지정돼 제3자 제안 공고 등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대장홍대선 개요>
먼저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를 시점으로, 경기도 부천시, 서울시 양천구·강서구,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역까지 연결해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편의를 크게 높이는 광역철도 사업이다.
민간투자사업 최초로 수익형 민자사업(BTO)+임대형 민자사업(BTL) 혼합형 사업방식을 적용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 노선을 ‘혼합형 모델’로 제안해 채택됐다.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소유권을 정부에 넘긴 후, 일정기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BTO)하는 한편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뽑는(BTL) 방식을 병행한다. 총 사업비는 약 1조8000억원이며, 철도시설의 소유권을 갖게 되는 정부가 토지보상비(약 670억원) 및 공사비의 50% 수준인 건설보조금(약 8659억원) 등을 지원하고, 운영비는 주지 않는다.
RFP는 요금체계의 조정, 초과수입 환수를 통한 요금 인하 등 이용자 부담 감소와 철도와 역세권 동시 개발을 통한 콤팩트시티 추진에 방점을 뒀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정거장은 최초 제안자가 제안했던 11개소 이상을 제안하는 한편, 차량기지 포함해 모든 구간을 지하에 건설하고, 공용노선 없이 단독 운영이 가능한 운영계획을 제안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노선‧정거장 계획 수립 시 창의성과 효율성을극대화할 수 있으며, 지역 주민 및 다른 운영기관과 갈등요소도 줄인다.
대장홍대선은 민자철도사업 최초로 ‘이용거리비례’방식을 도입한다. 환승수요가 많은 본 노선의 특성을 감안할 때 짧은 거리를 이용하는 승객은 기존 요금보다 싸게 이용할 수 있다
운영과정에서 초과수입이 발생하면 정부와 사업시행자가 BTL과 BTO 비율대로 배분하며, 정부는 초과수입분을 요금 인하에 활용한다. 정부는 철도-주택 동시개발을 위해 건물형 출입구 건설과 이의 상부를 활용한 청년주택 등 공급을 의무화했다. 민간사업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주택 공급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요금인하에 재투자해 이용자 운임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RFP 내용은 오는 15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간사업자는 관보에 게재된 공고일의 다음날부터 120일 내에 사업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내년 1분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곧바로 협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4년 2분기 실시협약 체결을 거쳐 2025년 1분기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에 들어가고 오는 2031년 초 개통이 목표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개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는 부산 서부의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과 동부의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를 연결하는 22.8km의 사업이다. 그간 고속도로 단절로 부산시 도심을 통과해야 했던 차량들이 대심도 지하도로를 이용할 수 있어 부산 도심지 지·정체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 기간은 66개월이고 예상 총사업비는 2조2023억원(2016년 10월 불변가 기준)이다.
GS건설컨소시엄(가칭 사상해운대고속도로)이 제안한 사업으로 2020년 9월 국토교통부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손익공유형 민간투자(BTO-a)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자가 완공 후 45년간 직접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가져간다.
이번 제3자 제안공고는 최초제안자 이외의 사업자로부터 다양한 건설․운영계획을 제안받아 우수한 사업자를 선정하고자 민간투자법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다. 사업 주체인 국토부는 노선 선정의 타당성, 설계 및 시공계획의 적정성, 교통수요 추정의 적정성, 안정적 운영을 위한 계획 수립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RFP는 19일부터 국토부,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누리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는 제3자 제안공고 후 제안서 평가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은행권 움직임>
대형 민자사업에 목말랐던 은행 IB부서들도 두 대형사업의 참여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두 사업의 공고문이 나오는대로 이를 검토하고 가장 유리한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사업자를 모집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당장 설계 용역을 시작해 참여하기에는 기한이 다소 빡빡한데다 사업 수익성도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이날 민투심을 통과한 이들 두 사업에 눈독을 들인 상황이다. 두 사업 중 가장 가능성 있는 사업에 재무투자자(FI) 주도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제3자 제안 도전이 불리할 경우 기존 컨소시엄에 노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도 두 사업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의 최초제안자인 GS건설컨소시엄의 예비 금융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GS건설과는 여러 민자 사업에서 호흡을 맞춰왔고, 부산에서 민자사업을 다수 경험한 터라 GS건설컨소시엄에 정식 합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최초 제안자인 GS건설이 사업 제안 추이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금융파트너를 새롭게 짤 가능성도 있다. 이에 국민은행도 추이를 지켜보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자시장의 큰손인 신한은행 역시 관심을 갖고 두 사업을 지켜보고 있다. 건설사와의 협의에 따라 기존 최초 제안자에 합류할지, 아니면 새롭게 FI주도 컨소시엄을 꾸려 제3자 제안에 나설지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농협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인프라 금융 주요 플레이어들도 오랜기간 민자사업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사업 참여 방향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